좋은시

정호승 강물

무명시인M 2023. 10. 19.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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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강물.

정호승 강물. 강물처럼 흘러가는 인생 역정.

강물

/정호승

그대로 두어라 흐르는 것이 물이다
 
사랑의 용서도 용서함도 구하지 말고
청춘도 청춘의 돌무덤도 돌아보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흐르는 것이 길이다
 
흐느끼는 푸른 댓잎 하나
날카로운 붉은 난초잎 하나
강의 중심을 향해 흘러가면 그뿐
 
그동안 강물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은
내가 아니었다 절망이었다
 
그동안 나를 가로막고 있었던 것은
강물이 아니었다 희망이었다 🍒
 
❄출처 : 정호승 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창작과비평사, 1997.
 

🍎 해설

강물처럼 흘러가는 삶의 길을 노래한 시다.
흔히 사람들은 세상이라는 강물을 원망한다. 세상이 잘못돼서 내가 절망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가 강물을 막았다. 그 강물을 거슬려 올라가려고 했던 내 욕심이 자초한 일이었다.
 
작위적인 희망이라는 것도 결국 나를 막는 도구였다. 절망의 순간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최고의 희망의 순간이다. 그 절망을 디딤돌로 삼아 희망의 세계로 전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물처럼 순리대로 흘러가면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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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두어라 흐르는 것이 물이다
 
그동안 강물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은
내가 아니었다 절망이었다
 
그동안 나를 가로막고 있었던 것은
강물이 아니었다 희망이었다

그대로 두어라 흐르는 것이 물이다
사랑의 용서도 용서함도 구하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흐르는 것이 길이다
그동안 강물을 막고 있었던 것은 내가 아니었다 절망이었다
그동안 나를 막고 있었던 것은 강물이 아니었다 희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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