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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 내 삶의 예쁜 종아리.모든 삶에는 오르막길이 있다.
내 삶의 예쁜 종아리
/황인숙
오르막길이
배가 더 나오고
무릎관절에도 나쁘고
발목이 더 굵어지고 종아리가 미워진다면
얼마나 더 싫을까
나는 얼마나 더 힘들까
내가 사는 동네에는 오르막길이 많네
게다가 지름길은 꼭 오르막이지
마치 내 삶처럼 🍒
❄출처 : 황인숙 시집, 『내 삶의 예쁜 종아리』, 문학과지성사, 2022.
🍎 해설
시인은 이태원 해방촌 언덕이 많은 동네, 가파른 골목길을 매일 오르락내리락하느라 굵어진 자신의 종아리를 보고 역설적으로 “예쁘다”고 표현한다.
오르막길이 많은 내 삶처럼이라는 엄정한 리얼리티를 유머와 위트로 표현하고 있다.
오르막길이 어찌 시인만의 길이겠는가. 모든 삶에는 오르막길이 있다. 오르막을 오를 땐 희망이 있고 동시에 내리막길을 품고 있지 않은가.
매일 가파른 오르막 골목길을 오르내리는 사회의 약자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가 숨어 있는 것 같아서 나는 이 시가 좋다.
황인숙 시인은 이 시가 수록된 시집 『내 삶의 예쁜 종아리』로 2023년, 제21회 지훈문학상과 제5회 김종철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시인에게 축하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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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길이
발목이 더 굵어지고 종아리가 미워진다면
얼마나 더 싫을까
나는 얼마나 더 힘들까
내가 사는 동네에는 오르막길이 많네
게다가 지름길은 꼭 오르막이지
마치 내 삶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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