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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청소 시간, 날마다 먼지를 쓸고 닦는 일은...
청소 시간
/이해인
앞치마에 받은
물기 어린 아침
나의 두 손은 열심히
버릴 것을 찾고 있다
날마다
먼지를 쓸고 닦는 일은
나를 쓸고 닦는 일
먼지 낀 마음 말끔히 걸레질해도
자고 나면 또 쌓이는
한 움큼의 새 먼지
부끄러움도 순히 받아들이며
나를 닮은 먼지를
구석구석 쓸어낸다
휴지통에 종이를 버리듯
내 구겨진 생각들을
미련 없이 버린다
버리는 일로 나를 찾으며
두 손으로 걸레를 짜는
새 날의 시작이여 🍒
❄출처 : 이해인 시집,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분도출판사, 1983.
🍎 해설
“날마다
먼지를 쓸고 닦는 일은
나를 쓸고 닦는 일”
이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았다. 좌우명으로 삼았다. 중국제 로봇 청소기를 사자는 아내의 제안을 뿌리쳤다.
나는 매일 대걸레질, 손걸레질을 즐겨 하게 되었다. 물론 매일 닦아도 다시 먼지가 쌓일 것이다. 내 마음도 비슷할 것이다. 그러면 다음 날 또 닦아내면 된다.
매일, 내 마음도 그렇게 쓸고 닦아내며 추스르기로 했다. 그렇게 매일 새 날을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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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먼지를 쓸고 닦는 일은
나를 쓸고 닦는 일
버리는 일로 나를 찾으며
두 손으로 걸레를 짜는
새 날의 시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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