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절망. 일제 강점기 시대의 한국 여인들의 비극성을 가슴 아파하던 백석 시인.
절망
/백석
북관(北關)에 계집은 튼튼하다
북관에 계집은 아름답다
아름답고 튼튼한 계집은 있어서
흰 저고리에 붉은 길동을 달어
검정치마에 받쳐입은 것은
나의 꼭 하나 즐거운 꿈이였드니
어늬 아츰 계집은
머리에 무거운 동이를 이고
손에 어린것의 손을 끌고
가펴러운 언덕길을
숨이 차서 올라갔다
나는 한종일 서러웠다 🍒
❄출처 : 백석 지음, 『정본 백석 시집』, 고형진 편, 문학동네, 2020.
🍎 해설
*북관: 함경도 지역.
*길동: 끝동의 평안북도 방언. 옛날 여인들은 저고리 소매 끝에 다른 색깔의 천을 대서 모양을 냈다. 이 시에 나오는 여인은 흰 저고리 소매 끝에 붉은 색 끝동을 달고 있다.
시인은 튼튼하고 아름다운 함경도 처녀를 연모한 적이 있다. 그런 처녀와 결혼을 하고 싶었다. 그 처녀는 흰 저고리에 붉은 끝동을 달어 검정치마에 받쳐입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처녀는 무거운 동이를 이고 손에 ‘어린것’의 손을 끌고 가파로운 언덕길을 숨이 차서 오르고 있었다. 사회생활의 경험도 없이 이미 결혼을 해서 힘들게 살 수밖에 없는 일제 강점기 시대 여인의 현실이 시인은 안타깝고 절망스러웠다.
백석 시의 절망은 시대적인 비극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 시는 일제 강압기의 민족의 비극과 연결된 개인적 절망감을 보여주고 있다. 청년의 청춘으로서의 고뇌가 서려 있다.
북관(北關)에 계집은 튼튼하다
북관에 계집은 아름답다
나의 꼭 하나 즐거운 꿈이였드니
어늬 아츰 계집은
머리에 무거운 동이를 이고
손에 어린것의 손을 끌고
가펴러운 언덕길을
숨이 차서 올라갔다
나는 한종일 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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