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목월 사투리. 사투리를 통한 고향에 대한 그리움.
사투리
/박목월
우리 고장에서는
오빠를
오라베라 했다.
그 무뚝뚝하고 왁살스러운 악센트로
오오라베 부르면
나는 앞이 칵 막히도록 좋았다.
나는 머루처럼 투명한
밤하늘을 사랑했다.
그리고 오디가 샛까만
뽕나무를 사랑했다.
혹은 울타리 섶에 피는
이슬마꽃 같은 것을……
그런 것은
나무나 하늘이나 꽃이기보다
내 고장의 그 사투리라 싶었다.
참말로
경상도 사투리에는
약간 풀냄새가 난다.
약간 이슬냄새가 난다.
그리고 입안에 마르는
황토흙 타는 냄새가 난다. 🍒
❄출처 : 박목월 시집, 『난(蘭)ㆍ기타』, 신구문화사, 1959.
🍎 해설
'오라베!' 무뚝뚝하고 왁살스러운 악센트의 경상도 사투리!
머루처럼 투명한 밤하늘, 뽕나무에 달린 샛까만 오디, 그리고 울타리 섶에 핀 이슬마꽃을…. 그리고 경상도 사투리에는 "풀냄새, 이슬 냄새, 황토흙 타는 냄새가 난다"고 노래한다.
박목월 시인은 경상도 사투리를 절제하면서 사용하는데, 이 시에도 고향 사투리에 대한 시인의 애틋한 마음과 서정적 인식이 잘 나타나고 있다.
박목월 시인이 이 시에서 추구하고 있는 것은 향수인 것으로 보인다. 시인은 일제 치하에서 국권을 빼앗긴 상황 가운데 또 다른 고향을 찾아 나서야 했다. 빼앗긴 조국에 대한 그리움, 향수를 찾아 나서야 했다.
이 시는 인정이 넘치고 사람 사는 맛이 나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사투리를 사용하여 형상화한 우수작품이다.
우리 고장에서는
오빠를
오라베라 했다.
그 무뚝뚝하고 왁살스러운 악센트로
오오라베 부르면
나는 앞이 칵 막히도록 좋았다.
참말로
경상도 사투리에는
약간 풀냄새가 난다.
약간 이슬냄새가 난다.
그리고 입안에 마르는
황토흙 타는 냄새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