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이생진 짧은 시 무명도

무명시인M 2023. 8. 7.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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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진 무명도.

이생진 짧은 시 무명도. 딱 한 달만 무명도로 떠나게 만드는 아름다운 시.

무명도

/이생진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뜬 눈으로 살자 🍒
 
❄출처 : 이생진 시집, 『그리운 바다 성산포』, 우리글, 2018.
 

🍎 해설

*무명도: 무인도와는 달리 이름없는 섬이다. 시인의 작명이다. 시인이 굳이 무명도라고 한 이유는 흑산도, 홍도와 같은 특정 섬의 이미지가 따라오지 않는 유토피아 섬, 환상의 섬이라는 뜻이다.
 
누구에게나 삶의 주변에는 떠나게 하는 일들이 가득 쌓여있다. 가끔, 어느 날 문득, 어디론가 바람 따라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특히 지구 온난화현상으로 정말 지겹고 무더운 이번 여름에는 시인이 노래한대로 이름 없는 그 어떤 섬에서 딱 한 달만 살다 왔으면 좋겠다. 한가함과 무료함을 견딜 수 없을 때까지, 그리운 것들이 없어졌다 다시 생길 때까지만이라도.
 
그리운 것들이 없어진다면 지금 붙잡고 있는 끝없는 집착과 아픔과 욕망이 함께 사라질 것 아니겠는가?
 
인간은 그리움을 떨쳐버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따라서 그리움이 없어질 수 있는 곳은 유토피아일뿐이고 그런 유코피아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은 인간의 불행이다.
 
그러나 유토피아를 꿈꾸는 것은 인간의 불행이자 동시에 큰 행복이다. 공감하신다면 지금 당장 딱 한 달만 무명도로 떠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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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뜬 눈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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