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강은교 좋은 시 사랑법

무명시인M 2021. 2. 23.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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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 좋은 시 사랑법.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강은교 좋은 시 사랑법. 강은교 시인의 명시 베스트3중 하나다.

 

사랑법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은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 있는 누워 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출처: 강은교, 사랑법, 그대는 깊디 깊은 강,미래사,1991>

 

🍎 해설

 

🌹 초점 해설

 

시는 첫 마디, 첫 연에서 승부가 난다.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은 시간은

침묵할 것

 

여기에서 승부가 났다.

떠나고 싶을 때 떠나게 하고,잠들고 싶을 때 잠들게 하고,남는 시간엔 침묵하는 동안 얼마나 가슴은 타버렸을까.

 

집착은 금물이다.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해야 한다. 하지만 안 보는 척하며 끝까지 봐야 하는 게 사랑이다. 그리고 그 때 보는 눈이 바로 실눈이다.귀하는 실눈을 떠본 적이 있는가.

 

많은 것을 버림으로써 얻어지는 고요하고 쓸쓸한 사랑이다. 삶이든 사랑이든 스스로를 낮추고 침묵해야 더 깊고 아름다워진다.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등뒤에 있고 진정한 사랑은 놓아 줘야 찾아온다.

 

그러나 우리의 사랑과 삶은 언제나 놓아준다고 찾아오는 게 아니지 않는가. 여기에 이 시가 불쑥 던진 사랑과 삶의 철학이 있는지도 모른다.

 

🌹 김수희의 애모에 대하여

 

애모

/유영건 작사 작곡 노래 김수희

 

그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오늘은 울고 싶어라

세월의 강 넘어 우리 사랑은 눈물속에 흔들리는데

얼만큼 나 더 살아야 그대를 잊을 수 있나

한마디 말이 모자라서 다가설 수 없는 사람아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그대 등 뒤에 서면 내 눈은 젖어 드는데

 

사랑 때문에 침묵해야 할 나는 당신의 여자

그리고 추억이 있는 한 당신은 나의 남자여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그대 등 뒤에 서면 내 눈은 젖어 드는데

사랑 때문에 침묵해야 할 나는 당신의 여자

 

뉴앙스는 좀 다르지만, 사랑 때문에 침묵해야 했던 여인, 여기에도 있다.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은 시간은

침묵할 것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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