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헤인 나를 위로하는 날. 살다보면 내가 나를 위로해야 하는 날이 있다.
나를 위로하는 날
/이해인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큰일 아닌데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 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 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하면 되잖아
조금은 계면쩍지만
내가 나를 위로하며
조용히
거울 앞에 설 때가 있네
내가 나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동그란 마음
활짝 웃어주는 마음
남에게 주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
❄출처 : 이해인 시집,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열림원, 2022.
🍎 해설
본의 아니게 실수할 때가 많다. 어떤 일로 또는 어떤 행위나 말로 힘들거나 괴로울 때가 부지기수로 많다. 대인 관계로 상처받는 일도 많다.
이럴 때, 아무도 나를 진정으로 위로해 줄 사람은 없다. 결국 진정으로 나를 위로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
거울 앞에서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하면 되잖아’라고 나지막하게 말하면 거울도 따라서 한다.
자기 자신을 위로할 줄 아는 사람만이 남을 위로할 줄도 안다.
여러분, 오늘 중 잠시 거울 앞에 서서 나를 위로하는 연습을 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하면 되잖아
조금은 계면쩍지만
내가 나를 위로하며
조용히
거울 앞에 설 때가 있네
남에게 주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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