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병 귀천. 죽음에 관한 시 중에서 가장 유명한 시.
귀천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출처 : 1970년 6월 창작과비평에 발표, 천상병 시집, 『귀천』, 답게, 2001.
🍎 해설
*귀천 歸天: 넋이 하늘로 돌아간다는 뜻, 즉 사람의 죽음을 말한다.
불우했던 시인 천상병 시인의 대표작. 인간의 죽음에 관한 시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시. 불우했던 시인이 가장 힘든 상황에서 쓴 시가 바로 '귀천'이었다. 소풍 온 속세를 떠나 하늘로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러나 시인은 우리 인생을 잠시 놀다가는 것으로 생각하라고 말한다. 우리 삶을 소풍 온 것처럼 즐겁게 살라고 말한다.
인생이 소풍과도 같다면 죽음 또한 받아들일 만한 것이 된다. 갈 곳이 있기 때문이다. 원래 자리인 하늘이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아름다운 이 세상에서의 소풍이 끝날 때에도 슬퍼하기는커녕, 아름답다고 말하리라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죽음에 대한 달관의 자세다. 죽음은 인생의 마감이 아니라 또 다른 인생의 시작이다. 죽음은 본래의 자리인 하늘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죽음은 모든 존재의 숙명이라는 명제에 대한 깊은 시적 고뇌가 응축된 우수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지훈 완화삼 (0) | 2023.02.25 |
---|---|
정지용 유리창 (0) | 2023.02.23 |
이해인 나를 위로하는 날 (0) | 2023.02.16 |
정현종 견딜 수 없네 (0) | 2023.02.13 |
안도현 겨울 숲에서 (0) | 2023.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