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서정주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무명시인M 2022. 12. 1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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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서정주 좋은 시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모든 걸 껴안고 수부룩이 내리는 눈. 눈이 오는 소리를 아십니까?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서정주

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수부룩이 내려오는 눈발 속에서는

까투리 메추래기 새끼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

폭으은히 내려오는 눈발 속에서는

낯이 붉은 처녀 아이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

 

울고

웃고

수구리고

새파라니 얼어서

운명들이 모두 다 안끼어 드는 소리. ……

큰놈에겐 큰 눈물 자죽, 작은놈에겐 작은 웃음 흔적,

큰 이얘기 작은 이얘기들이 오부록이 도란그리며 안끼어 오는 소리. ……

 

괜찬타, ……

괜찬타, ……

괜찬타, ……

괜찬타, ……

 

끊임없이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산도 산도 청산도 안끼어 드는 소리. …… 🍒

 

출처 : 서정주 시집, 서정주 시전집 1, 민음사, 1994.

 

🍎 해설

모든 걸 껴안고, 모든 걸 덮는 눈이다. 눈 오는 소리를 긍정과 포용의 뜻을 압축한 괜찬타 괜찬타로 표현하였다.

 

수부룩이 내리는 눈발이 포용하는 대상은 까투리 메추라기 새끼들에서 낯이 붉은 처녀 아이, 새파라니 언 운명, 커다란 슬픔과 작은 기쁨 등으로 점차 확대하다가, 마지막에는 청산이라는 대자연까지도 포용한다.

 

수부룩이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괜찮다, 괜찮다서로 다독이고 위로하면서 살아가자는 음성이 들어 있다.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괜찮다, 괜찮다는 이 말 뿐이다.

 

시인은 동영상이 없던 시대에서 시의 시각적 효과를 시도하고 괜, , ...... 등 구두점과 부호를 아름다운 시어와 합성하고 있다. 수부룩이, 폭으은히, 오부룩이 등 향토색 짙은 시어가 수채화처럼 아름답다. 이런 시적 실험정신이 강하다는 면도 이 시를 돋보이게 하고 있다.

 

, , 타의 기조의 이 시가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주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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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수부룩이 내려오는 눈발 속에서는

까투리 메추래기 새끼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

낯이 붉은 처녀 아이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

 

괜찬타, ……

괜찬타, ……

괜찬타, ……

괜찬타, ……

 

끊임없이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산도 산도 청산도 안끼어 드는 소리. ……

괜, 찬, 타,....

 

까투리 메추래기 새끼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낯이 붉은 처녀 아이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산도 산도 청산도 안끼어 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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