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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좋은 시 견우의 노래

무명시인M 2022. 8. 16.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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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좋은 시 견우의 노래. Source: www. pixabay. com

서정주 좋은 시 견우의 노래. 은하수에서 견우가 직녀에게 대화를 한다.

견우의 노래

/서정주

우리들의 사랑을 위하여서는

이별이, 이별이 있어야 하네.

 

높았다 낮았다 출렁이는 물살과

물살 몰아갔다 오는 바람만이 있어야 하네.

 

오! 우리들의 그리움을 위하여서는

푸른 은핫물이 있어야 하네.

 

돌아서는 갈 수 없는 오롯한 이 자리에

불타는 홀몸만이 있어야 하네.

 

직녀여, 여기 번쩍이는 모래밭에

돋아나는 풀싹을 나는 세이고....

 

허이언 허이언 구름 속에서

그대는 베틀에 북을 놀리게.

 

눈썹 같은 반달이 중천에 걸리는

칠월 칠석이 돌아오기까지는,

 

검은 암소를 나는 먹이고,

직녀여, 그대는 비단을 짜세. 🍒

 

출처 : 서정주 시집, 귀촉도,선문사,1948.

 

🍎 해설

1년에 칠월 칠석날 한 번만 만난다는 견우와 직녀에 대한 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성숙한 사랑을 위해선 이별이 필요하다는 역설을 제기한다. 이별의 고통을 견뎌내는 기나긴 인고의 여정이 사랑을 더 깊게 한다고 노래한다.

 

견우가 직녀에게 이야기를 하는 대화체를 사용하여 견우의 절실한 그리움의 심정을 나타내는 점이 특징적이다. ‘있어야 하네를 반복하는 시적 리듬감도 좋다.

견우는 사랑을 위해 이별이 필요하다는 역설적 상황을 물살, 바람으로 비유하여 노래한다.

그리움을 위해서라도 만남의 단절인 은핫물이 필요하며, ‘홀몸의 고독을 겪어야 한다고 말한다.

 

만남의 기쁨을 위해 정성스러운 준비와 수고를 하는 것이 사랑의 본질임을 이야기한다. 이를 위해 견우는 은하수 이편에서 풀싹과 검은 암소를 기르고 직녀는 은하수 저편에서 베를 짜는 수고를 다하자고 한다. 칠월 칠석날의 만남을 위해 각자가 자신에게 맡겨진 본분을 다하면서 생활에 충실하자는 다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별의 상황을 일시적인 것으로 보며 이별로 인한 슬픔을 재회의 날까지 현재의 삶에 충실하자는 다짐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아름다운 사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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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사랑을 위하여서는

이별이, 이별이 있어야 하네.

 

눈썹 같은 반달이 중천에 걸리는

칠월 칠석이 돌아오기까지는,

 

검은 암소를 나는 먹이고,

직녀여, 그대는 비단을 짜세.

Source: www. pexels.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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