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김사인 좋은 시 봄바다

무명시인M 2022. 4. 15.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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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인 좋은 시 봄바다. Source: www. pexels. com

김사인 좋은 시 봄바다. 구장집 마누라 방뎅이 커서 다라이만 했지.

봄바다

/김사인

구장집 마누라

방뎅이 커서

다라이만 했지

다라이만 했지

 

구장집 마누라는

젖통도 커서

헌 런닝구 앞이

묏등만 했지

묏등만 했지

 

그 낮잠 곁에 나도 따라

채송화처럼 눕고 싶었지

아득한 코골이 소리 속으로

사라지고 싶었지

 

미끈덩 인물도 좋은

구장집 셋째 아들로 환생해설랑

서울 가 부잣집 과부하고

배 맞추고 싶었지 🍒

 

출처 : 김사인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창비, 2006.

 

🍎 해설

*다라이: 아가리가 넓게 벌어진 둥글넓적한 대야(일본어)

*묏등: 전통 무덤의 윗 부분

 

봄은 남해 바다로부터 온다. 구장집 마누라 방뎅이 같이 방방한 저 논밭에, 구장집 마누라 젖통 같이 봉긋한 저 언덕에, 구장집 마누라 코골이 같이 달콤한 봄바람으로 온다.

 

시인은 이 향긋한 봄바다를 바라보며 꿈을 꾼다. 구장집 마누라는 방뎅이도 크고 젖통도 크고 잠도 잘 자니 미끈덩 아들도 쑥쑥 낳겠다. 시인은 미끈덩한 셋째 아들로 환생하여 서울로 도망가서 부잣집 과부 만나 배 맞추며 산다는 꿈을 꾼다.

 

구장집 마누라 방뎅이 같은, 구장집 마누라 젖통 같은 봄바다 물결은 참으로 아름답고 정답다. 직설 용어들이 외설스럽지가 않고 익살스럽다. 시어들이 봄 푸성귀처럼 신선하다. 구장집 마누라의 미끈덩한 셋째 아들로 환생하여 서울 가 부잣집 과부와 산다는 꿈은 달콤하다. 봄바다는 향긋하다. 구장집 마누라의 방뎅이와 봉긋한 젖무덤 같은 봄의 자연들을 마주하면서 싱싱하고 생생한 풋것으로 거듭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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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장집 마누라

방뎅이 커서

다라이만 했지

다라이만 했지

 

미끈덩 인물도 좋은

구장집 셋째 아들로 환생해설랑

서울 가 부잣집 과부하고

배 맞추고 싶었지

Source: www. pexels.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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