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함민복 좋은 시 서울역 그 식당

무명시인M 2022. 4. 18.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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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복 좋은 시 서울역 그 식당. Source: www. pexels. com

함민복 좋은 시 서울역 그 식당. 사나이는 식당에서 일하는 여인을 짝사랑했다.

서울역 그 식당

/함민복

그리움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대가 일하는 전부를 보려고 구석에 앉았을 때

어디론가 떠나가는 기적소리 들려오고

내가 들어온 것도 모르는 채 푸른 호수 끌어

정수기에 물 담는 데 열중인 그대

그대 그림자가 지나간 땅마저 사랑한다고

술 취한 고백을 하던 그날 밤처럼

그냥 웃으면서 밥을 놓고 분주히 뒤돌아서는 그대

아침, 뒤주에서 쌀 한 바가지 퍼 나오시던

어머니처럼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습니다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고 나옵니다 🍒

 

출처 : 함민복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창작과비평사, 1996.

 

🍎 해설

사랑은 아름답다. 이 시는 특별히 꾸미지 않고 그냥 솔직하게 자신의 사랑 이야기를 고백하고 있기 때문에 독자들의 공감을 받고 있다.

 

사나이는 식당에서 일하는 여인을 짝사랑했다. ‘그대 그림자가 지나간 땅마저 사랑한다고고민 끝에 술 취한 고백을 했었다. 그 때 그녀는 그냥 웃으면서 거절을 한 적이 있다.

 

사나이는 그리움 때문에 여인이 일하는 서울역 그 식당으로 향한다. 그녀가 일하는 모습 하나하나를 눈에, 가슴에 담기 위해 구석에 앉았다. 이때 어디론지 떠나가는 기적소리가 들린다. 시인은 그녀를 떠나 보내지 않으려고 이 식당에 왔다.

 

여인은 자신의 일에 열중한다. 자신을 짝사랑하고 있는 사나이가 들어온 줄도 모르고 그녀는 일을 한다. 드디어 여인은 여느 손님 대하듯이 밥을 차려 내준다. 오늘도 그녀는 사랑 고백을 웃음으로 거절하던 그 때처럼 그대는 웃으면서 밥을 놓고 갈뿐이다,

 

그 모습이 아침 밥을 차려주시는 어머니만큼 아름답다. 자식에게 아침 밥을 차려주시는 어머니의 사랑 정성과 사나이에게 밥을 가져다주는 그녀의 정성이 비슷하다고 그는 느낀다.

 

그는 여인에게 부담을 주려고 하지 않는다. 식당에서 일하는 그녀의 입장을 배려한다. 그래서 밥을 먹으러 온 것이 아니라 여인을 보러 온 것인데도, 밥 먹으러 온 것처럼 밥을 먹고, 밥만 먹고 나온다.

 

마치 밥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고 나와도 그녀는 사나이의 마음을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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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대가 일하는 전부를 보려고 구석에 앉았을 때

그냥 웃으면서 밥을 놓고 분주히 뒤돌아서는 그대

아침, 뒤주에서 쌀 한 바가지 퍼 나오시던

어머니처럼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습니다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고 나옵니다

Source: www. pexels.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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