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도종환 좋은 시 자목련

무명시인M 2022. 4. 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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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좋은 시 자목련. Source: www. pixabay. com

도종환 좋은 시 자목련. 이별의 시간을 지켜보며 서 있는 일은 힘겨웠다.

자목련

/도종환

너를 만나서 행복했고

너를 만나서 고통스러웠다

 

마음이 떠나버린 육신을 끌어안고

뒤척이던 밤이면

머리맡에서 툭툭 꽃잎이

지는 소리가 들렸다

 

백목련 지고 난 뒤

자목련 피는 뜰에서

다시 자목련 지는 날을

생각하는 건 고통스러웠다

 

꽃과 나무가

서서히 결별하는 시간을 지켜보며

나무 옆에 서 있는 일은 힘겨웠다

스스로 참혹해지는

자신을 지켜보는 일은

 

너를 만나서 행복했고

너를 만나서 오래 고통스러웠다 🍒

 

출처 : 도종환 시집, 슬픔의 뿌리, 실천문학사, 2002.

 

🍎 해설

백목련은 아주 짧게 핀다. 연약하고 순결한 만큼 비에 젖어 떨어진 목련꽃잎은 참혹하게 느껴진다. 툭툭 백목련 꽃잎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백목련과의 짧은 만남이 애처롭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다. 자목련은 이별의 예고다. 그 이별은 예고없이 갑작스레 맞이하는 게 덜 아플지도 모른다.

 

이별의 예고가 들리는 소리는 고통스러웠다. 미별의 시간을 지켜보며 서 있는 일은 힘겨웠다.

 

그래도 너를 만나서 행복했고 너를 만나서 오래 고통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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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가

서서히 결별하는 시간을 지켜보며

나무 옆에 서 있는 일은 힘겨웠다

스스로 참혹해지는

자신을 지켜보는 일은

 

너를 만나서 행복했고

너를 만나서 오래 고통스러웠다

Source: www. pixabay.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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