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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좋은 시 자목련. 이별의 시간을 지켜보며 서 있는 일은 힘겨웠다.
자목련
/도종환
너를 만나서 행복했고
너를 만나서 고통스러웠다
마음이 떠나버린 육신을 끌어안고
뒤척이던 밤이면
머리맡에서 툭툭 꽃잎이
지는 소리가 들렸다
백목련 지고 난 뒤
자목련 피는 뜰에서
다시 자목련 지는 날을
생각하는 건 고통스러웠다
꽃과 나무가
서서히 결별하는 시간을 지켜보며
나무 옆에 서 있는 일은 힘겨웠다
스스로 참혹해지는
자신을 지켜보는 일은
너를 만나서 행복했고
너를 만나서 오래 고통스러웠다 🍒
❄출처 : 도종환 시집, 『슬픔의 뿌리』, 실천문학사, 2002.
🍎 해설
백목련은 아주 짧게 핀다. 연약하고 순결한 만큼 비에 젖어 떨어진 목련꽃잎은 참혹하게 느껴진다. 툭툭 백목련 꽃잎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백목련과의 짧은 만남이 애처롭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다. 자목련은 이별의 예고다. 그 이별은 예고없이 갑작스레 맞이하는 게 덜 아플지도 모른다.
이별의 예고가 들리는 소리는 고통스러웠다. 미별의 시간을 지켜보며 서 있는 일은 힘겨웠다.
그래도 너를 만나서 행복했고 너를 만나서 오래 고통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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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가
서서히 결별하는 시간을 지켜보며
나무 옆에 서 있는 일은 힘겨웠다
스스로 참혹해지는
자신을 지켜보는 일은
너를 만나서 행복했고
너를 만나서 오래 고통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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