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명시 파초. 남국식물 파초를 통해 잃어버린 조국에 대한 향수와 독립의지를 형상화한 명시.
파초
/김동명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너의 넋은 수녀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
❄출처 : 1936년 1월 『조광(朝光)』에 발표. 김동명 시집, 『파초』, 함흥출판사, 1938.
🍎 해설
남국식물 파초를 통해 잃어버린 조국에 대한 향수와 독립 의지를 형상화한 시다.
시인은 남국이라는 조국을 떠나와 살고 있는 파초의 모습을 그리면서,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고 말한다. 고향을 떠나와 슬프게 살아가는 파초는 일제 식민지하의 조국을 상징한다.
‘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는 해방을 기다리는 시인의 강한 의지다.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의 여인/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 고 하여, 파초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 주고자 한다.
‘이제 밤이 차다/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하면서, 조국에 대한 사랑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라고 하면서 절망 극복의 의지를 표출한다.
시어가 간결하고 쉽다. 이 시는 일제 강점기하의 암담한 조국의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절망을 극복할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고, 이걸 아름다운 시로 형상화시켰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가 큰 작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너의 넋은 수녀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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