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도종환 좋은 시 가을 사랑

무명시인M 2021. 9. 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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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좋은시 가을 사랑. Photo Source : www. pixabay. com

도종환 좋은 시 가을 사랑. 가을이 시작되고 있다. 이 가을에는 사랑을 하자. 

가을 사랑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 부는

저녁 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출처 : 도종환, 가을 사랑, 다시 피는 꽃, 현대문학북스, 2001.

 

🍎 해설

가을이 시작되고 있다. 가을은 추수의 계절이지만 사랑과 그리움의 계절이기도 하다.

시인은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로 사랑과 그리움의 화두를 꺼낸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인줄 알면서도 어쩌면 다시 만날 수도 있는 아침을 기다리며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겠다고 노래한다.

 

과장이 없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명시 가을날의 기도문 분위기를 느낀다. 그리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면 비통할터인데 워즈워드의 명시 무지개와 같은 희망과 청춘의 박동을 느낀다. 아름다운 서정시다.

 

이 가을에는 사랑을 하자. 가을 햇살처럼. 억새처럼...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Photo Source : www. pixabay.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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