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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육 좋은 시 사랑의 물리학. 당신의 첫사랑은 물리학인가요, 화학인가요.
사랑의 물리학
/김인육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출처 : 김인육, 사랑의 물리학, 잘 가라 여우, 문학세계사, 2012.
🍎 해설
이 시는 어느 날 갑자기 유명해졌다. 지난 2016년, tvN 화제의 드라마 《도깨비》에서 남자도깨비 공유가 여자도깨비 김고은에게 마음 속으로 이 시를 낭송하는 장면이 나왔다. 드라마의 스토리와 연결되어 감동적이었다. 그 후 이 시는 유명한 시가 되었다.
그러나 이 시는 유명해진 자생적 저력이 있다. 가장 딱딱한 물리학이 가장 말랑말랑한 첫사랑을 그려냈다.
사람은 살면서 여러 번 사랑을 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첫사랑은 누구나 잊지 못한다. 첫사랑이 10대이었든, 20대이었든 잊지 못한다. 무언가 뜨거운 것이 가슴에 밀려 들고 심장이 쿵하고 내려 앉는다.
이 시는 이걸 노래했다. 풍자적이지만 냉소적이지 않다.어둡거나 슬프지 않고 밝고 활기차다. 무엇보다도 환한 미래가 있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첫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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