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이재무 좋은 시 감나무

무명시인M 2021. 7. 7.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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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 좋은 시 감나무. Photo Source: www. pixabay. com

이재무 좋은 시 감나무. 당신의 그리움은 어떤 그리움인가요?

감나무

/ 이재무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람 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

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 놓은

붉은 눈물

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

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놓고

주인은 삼십년을 살다가

도망 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년인데 …

감나무 저도 안부가 그리운 것이다

그러기에 봄이면 새순도

담장 너머 쪽부터 내밀어 틔워보는 것이다

 

출처 : 이재무, 감나무, 얼굴: 이재무 시선집, 천년의 시작, 2018.

 

🍎 해설

우리는 대체로 고향을 버리고 온 사람들이다. 도망 기차를 타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고향을 떠나 온 사람들이다. 그래서 누구나 감나무 한 그루를 담고 살아간다.

 

고향의 감나무는 그리움을 먹고 산다. 우리도 가슴 속에 그 어떤 그리움을 담고 산다.

고향집의 감나무는 떠나버린 주인이 그리워서 봄이면 새순도 담장 너머 쪽부터 내밀어 틔워본다.

 

당신의 가슴 속의 감나무 새순은 누가 그리워서 또 무엇이 그리워서 담장 너머 쪽부터 내밀어 틔워보는 것입니까?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봄이면 새순도

담장 너머 쪽부터 내밀어 틔워보는 것이다

Photo Source: www. pixabay.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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