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안도현 좋은 시 고래를 기다리며

무명시인M 2021. 6. 1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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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좋은 시 고래, Photo Source: www.unsplash. com

안도현 좋은 시 고래를 기다리며. 삶은 기다림이다. 그럼에도 기다리는 것은 잘 오지 않는다.

고래를 기다리며

/안도현

고래를 기다리며

나 장생포 바다에 있었지요

누군가 고래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했지요

설혹 돌아온다고 해도 보이지 않는다고요,

나는 서러워져서 방파제 끝에 앉아

바다만 바라보았지요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치는 게 삶이라고

알면서도 기다렸지요

고래를 기다리는 동안

해변의 젖꼭지를 빠는 파도를 보았지요

숨을 한 번 내쉴 때마다

어깨가 들썩이는 그 바다가 바로

한 마리 고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출처 : 안도현, 고래를 기다리며, 고래를 기다리며 외 소월시 문학상, 문학사상, 2001.

이 시는 문학사상사가 주최하는 제13회 소월시 문학상(1998) 수상작이다.

 

🍎 해설

삶은 기다리는 것이다. 그럼에도 기다리는 것은 결코 오지 않는다는 어떤 운명적 고뇌 내지 이중성이 있다. 떠난 님이 다시 돌아 오는 것, 아쉬울뿐인 청춘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 이루어지지 않지만 기다리는 게 삶이다.

 

돌아오지 않을줄 알면서도 우리는 마음 속에 고래 한 마리를 두고 산다. 그 고래를 그리워하고 기다린다. 그러다가 지친다. 시인은 행복이나 소망이란 고래는 저 멀리 있는게 아니라 해변의 젖꼭지를 빠는 파도, 그 바다가 바로 고래일지도 모른다고 노래한다.

 

여러분, 지금 여기 당신의 일상 속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숨쉬고 있는 행복과 소망의 고래를 찾아 오늘도 보람찬 주말을 디자인하시기 바랍니다.

돌아오지 않는 고래를 기다리는 동안

해변의 젖꼭지를 빠는 파도를 보았지요

숨을 한 번 내쉴 때마다

어깨가 들썩이는 그 바다가 바로

한 마리 고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Photo Source: www. pixabay.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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