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 좋은 시 푸르른 날. 리듬이 있는 명시다.
푸르른 날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나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출처: 서정주, 푸르른 날, 시집 푸르른 날, 미래사, 2001.
🍎 해설
이 시에는 리듬이 있다. 매직과 같은 리듬이 있다. 이 시는 활자가 아닌 소리로 들어도 좋다. 현대인은 물기를 잃은 삭막함 속에서 살고 있다. 이 시와 같은 리듬을 찾고 있다. 시인들은 이 시를 제일 좋아한다. 노랫말 1위로 선정된 적도 있다.(송창식 노래)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어떻게 단풍을 표현하는데 “초록이 지쳐서 단풍이 드는데”라고 할 수 있는가? 한국 시의 역사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명품 시구로 평가받고 있다.
오늘 해는 눈이 부시게 밝은가? 하늘은 푸른가? 뭘 아직 복잡하게 생각하고 있는가?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 서정주 시 송창식 노래 푸르른 날
서정주 시인은 자신의 시를 노래로 만드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싱어송라이터 송창식은 어느 날 서정주 시인을 찾아갔다.이 시를 노래로 만들게 허락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서정주 시인은 송창식의 됨됨이를 살펴보고 마침내 이를 허락하였다. 송창식은 자신이 작고한 이 노래를 즐겨 부른다. 이 곡은 히트곡이 되었다.
드디어 노래가 시보다 더 유명하게 되였다.
https://youtu.be/mi1mwmCLdIE?si=cF5RihDlJ8W4hBNZ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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