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은 나는 오늘. 오늘의 나를 매일 성찰해 보는 시
나는 오늘
/오은
나는 오늘 토마토
앞으로 걸어도 나
뒤로 걸어도 나
꽉 차 있었다
나는 오늘 나무
햇빛이 내 위로 쏟아졌다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위로 옆으로 사방으로 자라고 있었다
나는 오늘 유리
금이 간 채로 울었다
거짓말처럼 눈물이 고였다
진짜 같은 얼룩이 생겼다
나는 오늘 구름
시시각각 표정을 바꿀 수 있었다
내 기분에 취해 떠다닐 수 있었다
나는 오늘 종이
무엇을 써야 할지 종잡을 수 없었다
텅 빈 상태로 가만히 있었다
사각사각
나를 쓰다듬어 줄 사람이 절실했다
나는 오늘 일요일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랐다
나는 오늘 그림자
내가 나를 끈질기게 따라다녔다
잘못한 일들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나는 오늘 공기
네 옆을 맴돌고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너를 살아 있게 해 주고 싶었다
나는 오늘 토마토
네 앞에서 온몸이 그만 붉게 물들고 말았다 🍒
❄출처 : 오은 시집, 『마음의 일』, 창비, 2022.
🍎 해설
“나는 오늘 토마토. 앞으로 걸어도 나, 뒤로 걸어도 나”
생동감 넘치는 언어유희 속에 반짝이는 재치가 있다.
토마토로 시작해서, 나무, 유리, 구름, 종이, 일요일, 그림자, 공기, 토마토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나는 오늘 내내 변신한다. 누구나 그렇다. 청소년들만이 아니다. 어른도 그렇다.
오늘 나는 어떤 오늘이었을까? 생각도 해 보고 반성도 해 본다. 오늘 나의 마음에 대한 이해와 성찰을 해 보는 재치있는 시다.(청소년,어른 공용이다.)
참고: 토마토, 일요일은 앞뒤로 읽어도 똑같다.
나는 오늘 토마토
앞으로 걸어도 나
뒤로 걸어도 나
꽉 차 있었다
나는 오늘 나무
햇빛이 내 위로 쏟아졌다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위로 옆으로 사방으로 자라고 있었다
나는 오늘 유리
금이 간 채로 울었다
거짓말처럼 눈물이 고였다
진짜 같은 얼룩이 생겼다
나는 오늘 구름
시시각각 표정을 바꿀 수 있었다
내 기분에 취해 떠다닐 수 있었다
나는 오늘 종이
무엇을 써야 할지 종잡을 수 없었다
텅 빈 상태로 가만히 있었다
사각사각
나를 쓰다듬어 줄 사람이 절실했다
나는 오늘 일요일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랐다
나는 오늘 그림자
내가 나를 끈질기게 따라다녔다
잘못한 일들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나는 오늘 공기
네 옆을 맴돌고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너를 살아 있게 해 주고 싶었다
나는 오늘 토마토
네 앞에서 온몸이 그만 붉게 물들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