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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벚꽃 그늘에 앉아 보렴

무명시인M 2024. 3. 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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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벚꽃 그늘에 앉아 보렴.

이기철 벚꽃 그늘에 앉아 보렴. 휴식이 필요하다. 벚꽃 그늘 아래에 앉아 보자.

벚꽃 그늘에 앉아 보렴

/이기철

벚꽃 그늘 아래 잠시

생애를 벗어 놓아 보렴

입던 옷 신던 신발 벗어 놓고

누구의 아비 누구의 남편도 벗어 놓고

햇살처럼 쨍쨍한 맨몸으로 앉아 보렴

직업도 이름도 벗어 놓고

본적도 주소도 벗어 놓고

구름처럼 하얗게 벚꽃 그늘에 앉아 보렴

그러면 늘 무겁고 불편한 오늘과

저당 잡힌 내일이

새의 날개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벚꽃 그늘 아래 한 며칠

두근거리는 생애를 벗어 놓아 보렴

그리움도 서러움도 벗어 놓고

사랑도 미움도 벗어 놓고

바람처럼 잘 씻긴 알몸으로 앉아 보렴

더 걸어야 닿는 집도

더 부서져야 완성되는 하루도

동전처럼 초조한 생각도

늘 가볍기만 한 적금 통장도 벗어 놓고

벚꽃 그늘처럼 청정하게 앉아 보렴

 

그러면 용서할 것도 용서받을 것도 없는

우리 삶

벌 떼 잉잉거리는 벚꽃처럼

넉넉하고 싱싱해짐을 알 것이다

 

그대, 흐린 삶이 노래처럼 즐거워지길

원하거든

이미 벚꽃 스친 바람이 노래가 된

벚꽃 그늘로 오렴 🍒

 

출처 : 이기철 시집, 별까지는 가야 한다, 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 해설

누구나 일상이 주는 삶의 무게와 어려움으로 지쳐 있는 수가 많이 있다. 벚꽃이 피고 있다. 일상의 굴레를 벗어 놓고 벚꽃 그늘 아래 잠시 생애를 벗어놓으면 무겁고 불편한 오늘과/ 저당잡힌 내일이/ 새의 날개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금년 봄, 벚꽃 아래 벤치에서 일상의 무게를 한번 내려놓아 보자. 휴식의 시간을 한번 가져 보자. ‘입던 옷 신던 신발 벗어놓고/ 누구의 아비 누구의 남편도 벗어놓고/ 햇살처럼 쨍쨍한 맨몸으로 앉아보렴/ 직업도 이름도 벗어놓고/ 본적도 주소도 벗어놓고/ 구름처럼 하이얗게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분명히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는 휴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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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그늘 아래 잠시

생애를 벗어 놓아 보렴

입던 옷 신던 신발 벗어 놓고

누구의 아비 누구의 남편도 벗어 놓고

햇살처럼 쨍쨍한 맨몸으로 앉아 보렴

 

직업도 이름도 벗어 놓고

본적도 주소도 벗어 놓고

구름처럼 하얗게 벚꽃 그늘에 앉아 보렴

 

그러면 늘 무겁고 불편한 오늘과

저당 잡힌 내일이

새의 날개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벚꽃 그늘 아래 잠시 생애를 벗어 놓아 보렴
입던 옷 신던 신발 벗어 놓고 누구의 남편도 벗어 놓고
구름처럼 하얗게 벚꽃 그늘에 앉아 보렴
저당 잡힌 내일이 새의 날개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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