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규 나 홀로 집에. 나 홀로 집에 남았지만 혼자는 아닌 셈이다.나 홀로 집에/김광규복실이가 뒷다리로 일어서서 창틀에 앞발 올려놓고 방 안을 들여다본다 집 안이 조용해서 아무도 없는 줄 알았나 보다 오후 늦게 마신 커피 덕분에 밀린 글쓰기에 한동안 골몰하다가 무슨 기척이 있어 밖으로 눈을 돌리니 밤하늘에 높이 떠오른 보름달이 창 안을 들여다본다 모두들 떠나가고 나 홀로 집에 남았지만 혼자는 아닌 셈이다 🍒 ❄출처 : 김광규 시집, 『하루 또 하루』, 문학과지성사, 2011. 🍎 해설가족들이 모두 외출한 집에 혼자 남아 글을 쓴다. 마당에선 강아지 빠삐옹이 자꾸만 방 안을 기웃거린다. 하늘에선 보름달이 창 안을 들여다 보고 나를 내려다본다. 혼자 있는 것 같지만 눈을 돌리면 곳곳에 동거인들이 함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