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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 25

김상용 명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

김상용 명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 왜 사십니까? 왜 사냐건 웃지요. 남으로 창을 내겠소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 ❄출처 : 문학 2호(1934년) 수록, 김상용 시집, 『남으로 창을 내겠소』,숨쉬는행복, 2018. 🍎 해설 김상용 시인(1902~1951년)의 대표작이다. 자연과 전원에서의 삶에 대한 동경을 노래하고 있다. 무욕과 안분지족의 생활철학을 표현하고 있다. 이 시는 ‘왜 왜 사냐건 웃지요.’로 유명하다. “왜 사냐건 웃지요”에서 ‘웃음’의 표면적인 의미는 ‘삶’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피하고 그저 웃어넘긴다는 것이다. 현실에..

나태주 좋은 시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나태주 좋은 시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처음으로 독자들의 인기를 끌게 만든 유명한 작품.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나태주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사랑한다는 말 차마 건네지 못하고 삽니다 사랑한다는 그 말 끝까지 감당할 수 없기 때문 모진 마음 내게 있어도 모진 말 차마 하지 못하고 삽니다 나도 모진 말 남들한테 들으면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기 때문 외롭고 슬픈 마음 내게 있어도 외롭고 슬프다는 말 차마 하지 못하고 삽니다 외롭고 슬픈 말 남들한테 들으면 나도 덩달아 외롭고 슬퍼지기 때문 사랑하는 마음을 아끼며 삽니다 모진 마음을 달래며 삽니다 될수록 외롭고 슬픈 마음을 숨기며 삽니다. 🍒 ❄출처 : 나태주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지혜, 2020. 🍎 해설 사람에게 상처 주는 모진 말을..

좋은시 2022.07.06

피천득 산호와 진주

피천득 산호와 진주. 시인과 작가의 저서 서문 중 가장 뛰어 난 명문이다. 산호와 진주 /피천득 산호珊瑚와 진주眞珠는 나의 소원이었다. 그러나 산호와 진주는 바다 속 깊이깊이 거기에 있다. 파도는 언제나 거세고 바다 밑은 무섭다. 나는 수평선 멀리 나가지도 못하고, 잠수복을 입는다는 것은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다. 나는 고작 양복바지를 말아 올리고 거닐면서 젖은 모래 위에 있는 조가비와 조약돌들을 줍는다. 주웠다가도 헤뜨려 버릴 것들, 그것들을 모아 두었다. 내가 찾아서 내가 주워 모은 것들이기에, 때로는 가엾은 생각이 나고 때로는 고운 빛을 발하는 것들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산호와 진주가 나의 소원이다. 그러나 그것은 될 수 없는 일이다. 그리 예쁘지 않은 아기에게 엄마에게 예쁜 이름을 지어 주듯이..

명작 수필 2022.07.04

박목월 좋은 시 먼 사람에게

박목월 좋은 시 먼 사람에게. 오늘도 나는 당신이 없는 거리를 팔을 저으며 걸어간다. 먼 사람에게 /박목월 팔을 저으며 당신은 거리를 걸어가리라. 먼 사람아. 팔을 저으며 나는 거리를 걸어간다. 먼 사람아. 먼 사람아. 내 팔에 어려오는 그 서운한 반원. 내 팔에 어려오는 슬픈 운명의 그 보라빛 무지개처럼...... 무지개처럼 나는 팔이 소실한다. 손을 들어 당신을 부르리라 먼 사람아. 당신을 부르는 내 손끝에 일월(日月)의 순조로운 순환 아아 연한 채찍처럼 채찍이 운다. 먼 사람아 🍒 ❄출처 : 박목월 시집, 『박목월 시전집』,민음사,2008. 🍎 김행숙 시인의 해설 오늘도 나는 팔을 저으며 거리를 걸어간다. 내 팔은 자동적으로 ‘반원’을 그으며 앞뒤로 흔들린다. 그런데 이 자동적인 동작에 그리움이 어..

좋은시 2022.07.03

윤보영 좋은 시 7월에는 친구를

윤보영 좋은 시 7월에는 친구를. 올 7월에는 친구에게 내가 먼저 전화를 하자. 7월에는 친구를 /윤보영 7월에는 내 일상속에서 잊고 지낸 친구를 찾겠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이름조차 기억하지 않았던 친구! 설령 친구가 나를 기억하지 않는다 해도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친구를 찾게 되면 내가 먼저 전화를 하겠습니다 없는 번호라고 안내되어도 한 번 더 전화해 보겠습니다 결번이라는 신호음을 들으면서 묻어 둔 기억을 다시 꺼내겠습니다 7월에 찾고 싶은 친구는 언젠가 만나야 할 그리움입니다 내 사랑입니다 🍒 ❄출처 : 윤보영 시집, 『가슴에 내리는 비』,카드들, 2017. 🍎 해설 오늘은 7월 1일입니다. 애들 방학이 시작되고 여름 휴가를 다녀 오는 7월입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친구들을 너무 드물게 만났습니다. ..

좋은시 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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