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수필

피천득 산호와 진주

무명시인M 2022. 7. 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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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 산호와 진주. Source; www. pexels. com

피천득 산호와 진주. 시인과 작가의 저서 서문 중 가장 뛰어 난 명문이다.

산호와 진주

/피천득

산호珊瑚와 진주眞珠는 나의 소원이었다. 그러나 산호와 진주는 바다 속 깊이깊이 거기에 있다. 파도는 언제나 거세고 바다 밑은 무섭다. 나는 수평선 멀리 나가지도 못하고, 잠수복을 입는다는 것은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다. 나는 고작 양복바지를 말아 올리고 거닐면서 젖은 모래 위에 있는 조가비와 조약돌들을 줍는다. 주웠다가도 헤뜨려 버릴 것들, 그것들을 모아 두었다.

 

내가 찾아서 내가 주워 모은 것들이기에, 때로는 가엾은 생각이 나고 때로는 고운 빛을 발하는 것들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산호와 진주가 나의 소원이다. 그러나 그것은 될 수 없는 일이다. 그리 예쁘지 않은 아기에게 엄마에게 예쁜 이름을 지어 주듯이, 나는 나의 이 조약돌과 조가비들을 ‘산호와 진주’라 부르련다.

 

나에게 글 쓰는 보람을 느끼게 하는 서영이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이 책이 나오도록 도와주신 여러분께 감사한다.

 

피천득 🍒

 

출처 : 피천득 수필집, 인연,샘터사,2005, 피천득 저자의 서문.

 

🍎 해설

이 글은 피천득 시인이 인연이라는 작품집을 내면서 쓴 저자의 서문이다. 시인과 작가들의 저서 서문 중 가장 뛰어난 명문으로 평가받고 있는 역사적인 글이다.

 

피천득 시인은 그의 소원을 그저 그런 조약돌과 조가비들에 비유했지만, 그가 젖은 모래 위에서 주워 모았던 조가비와 조약돌들은, 우리들에게는 값을 매기기 어려운 산호와 진주였다. 시인의 한없는 겸허함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다.

 

🌹 피천득 시인의 이 서문 해설

"시는 산호이고, 수필은 진주라고 생각해 왔어요. 깊은 바닷속에 있는 산호와 진주를 캐 내지는 못한 채 젖은 모래 위에서 조가비와 조약돌을 줍듯 글을 써 온 내 인생에 대해 나는 다 만족하고 있어요.".

 

기자; 서재에 있는 이 책상은 왜 이렇게 작은가요?

- 딸 서영이가 초등학생때 쓰던 책상으로 "아마 50년도 더 됐을 것"이라고 한다.

출처 : 미수(88)를 맞아 전집을 낸 피천득 시인의 언론 인터뷰에서 발췌,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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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와 진주는 나의 소원이었다. 그러나 산호와 진주는 바다 속 깊이깊이 거기에 있다. 파도는 언제나 거세고 바다 밑은 무섭다. 나는 수평선 멀리 나가지도 못하고, 잠수복을 입는다는 것은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다. 나는 고작 양복바지를 말아 올리고 거닐면서 젖은 모래 위에 있는 조가비와 조약돌들을 줍는다. 주웠다가도 헤뜨려 버릴 것들, 그것들을 모아 두었다. 그게 내 시요, 수필이다.

Source; www. pexels.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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