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수필

장석주 수필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무명시인M 2022. 2. 5.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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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수필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Source: www. pixabay. com

장석주 수필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조금만 덜 울고 조금 더 크게 웃어 주어요.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장석주

연인들이 헤어졌다고 오던 계절이 안 오거나 흐르는 경우는 없어요.

 

부디, 잘 살 살아요, 당신.

울 일이 있을 때 조금만 덜 울고, 웃을 일이 있을 땐 더 크게 웃어주세요. 당신은 웃는 모습이 예쁘니까요.

 

나는 날마다 청송사과 하나씩 깨물어 먹고, 만 보씩을 걸으며, 어떻게 살아야 세상에 작게나마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는가를 궁리하며 살겠어요. 🍒

 

출처 : 장석주 산문집,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 2017.

 

🍎 해설

사람의 인생을 하루로 본다면 우리는 지금 몇시쯤을 살아가고 있을까? 장석주 시인은 자신의 시간을 설렘과 희망으로 맥동하는 아침 시간을 보내고 난 후 맞이한 인생의 오후라고 말한다. 그는 그 오후에 주옥같은 에세이를 쓰고 있다.

 

장석주 시인의 수필은 한 편의 시와 같이 아름답고 서정적이다.

 

울 일이 있을 때 조금만 덜 울고, 웃을 일이 있을 땐 더 크게 웃어주세오. 당신은 웃는 모습이 예쁘니까요.”

울고 싶을 만큼 힘들 때는 슬픔과 괴로움을 조금 덜 느끼고, 좋은 일이 있을 때는 기쁨과 행복을 더 크게 느끼기를 바라는 따뜻한 마음이 담긴 시어.

 

특히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는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는 시의적절한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산문집에서 한편만 더 소개한다.

서귀포에서 보낸 겨울이 지나고, 스무 번도 넘는 겨울이 훌쩍 흘러갔습니다. 그사이 벗들과 푼돈을 걸고 하던 주말의 포커 같은 유흥 일체도 끊고, 술과 담배, 대마초 같은 나쁜 습관에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새벽에 차를 끓이고 더러는 명상도 하며 보냅니다.

 

노느니 장독 깬다고 책 몇 권을 읽고 날마다 몇 문장을 끼적입니다. 저술 목록이 꽤 길어진 것은 그 덕분이겠지요. 외로운 인간은 짐승 아니면 신입니다. 짐승이나 신이 교도소에 가는 일은 없을 테니까 두 번 다시 교도소에 가는 일 따위는 겪지 않았습니다.

 

나이들어가며 성욕과 기억력이 줄어, 이제 튤립 꽃같이 아름다운 여자를 무심히 봐 넘깁니다. 정수리께 귀밑머리가 하얗게 세고, 늙어간다는 점을 감출 수는 없습니다.

 

세 라비C’est la vie.’

그렇지요, 이게 인생인 겁니다!

- ‘지나온 인생에 대하여’ (59-60) 중에서.

 

이와같이 아름다운 수필이 계속 탄생하여 수필 문학이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문학장르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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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일이 있을 때

조금만 덜 울고,

웃을 일이 있을 땐

더 크게 웃어주세요.

Source: www. pixabay.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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