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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좋은 시 정월의 노래

무명시인M 2021. 3. 9.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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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좋은 시 정월의 노래.눈에 덮여도 풀들은 싹트고.

신경림 좋은 시 정월의 노래. 바람이 맵찰수록 숨결은 더 뜨겁다.

정월의 노래

/신경림

눈에 덮여도

풀들은 싹트고

얼음에 깔려서도

벌레들은 숨쉰다

 

바람에 날리면서

아이들은 뛰놀고

진눈깨비에 눈 못 떠도

새들은 지저귄다

 

살얼음 속에서도

젊은이들은 사랑하고

손을 잡으면

숨결은 뜨겁다

 

눈에 덮여도

먼동은 터오고

바람이 맵찰수록

숨결은 더 뜨겁다

 

출처: 신경림, 정월의 노래, 달 넘세, 창작과비평사, 1985

 

🍎 해설

 

많은 팬을 갖고 있는 신경림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시는 한 그루 나무 같다는 생각을 해요. 내가 심은 나무가 아무리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단 열매를 맺어도 그것을 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요, 보고도 그 기쁨을 알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에요. 그런들 무슨 상관이겠어요. 그래도 시는 나무처럼 그 자리에 서 있을 것이고, 그 시나무를 보는 사람이나 그 나무에 대해 아는 사람에게는 큰 기쁨을 줄 것인데요. 다만 그 시나무는 오늘의 내 삶과 우리들의 삶이 심은 나무이며, 오늘의 내 삶과 우리들의 삶이 키워낸 나무가 아니어선 안 된다는 점을 나는 잊지 않고 있을 뿐이지요"(한 언론 인터뷰에서 발췌)

 

이 시도 우리들의 지금 삶이 심고 있는 나무다. 코로나19라는 추위로 인해 우리들의 마음까지도 얼어붙어 있다. 시인은 눈에 덮여도 먼동은 터오고 바람이 맵찰수록 숨결은 더 뜨겁다라고 노래한다. 그러나 살얼음 속에서도 젊은이들은 사랑하고 손을 잡으면 숨결은 뜨겁다라고 말한다. 눈과 얼음 밑에서도 봄을 준비하는 작은 생명이 있듯 지금은 힘들고 어렵지만 포기하지 말고 사랑과 긍정의 에너지로 함께 극복하자는 호소다.

 

그렇다. 젊은이들의 뜨거운 가슴과 열정은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긍정의 에너지다. 서로 사랑하고 격려하며 어려움을 이겨내고 희망찬 새 봄을 마중나가자. 신경림 시인이 여기에 심은 소중한 한 그루 희망의 나무를 보면서.

 

살얼음 속에서도

젊은이들은 사랑하고

손을 잡으면 숨결은 뜨겁다

눈에 덮여도 먼동은 터오고 바람이 맵찰수록 숨결은 더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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