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나태주 행복 1

무명시인M 2023. 7. 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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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행복 1.

나태주 행복 1. 마음이 치유되는 시.

행복 1

/나태주

1

딸아이의 머리를 빗겨주는

뚱뚱한 아내를 바라볼 때

잠시 나는 행복하다

저의 엄마에게 긴 머리를 통째로 맡긴 채

반쯤 입을 벌리고

반쯤은 눈을 감고

꿈꾸는 듯 귀여운 작은 숙녀

딸아이를 바라볼 때

나는 잠시 더 행복하다.

 

2

학교 가는 딸아이

배웅하러 손잡고 골목길 가는

아내의 뒤를 따라가면서

꼭 식모 아줌마가

주인댁 아가씨 모시고 가는 것 같애

놀려 주면서 나는 조금 행복해진다

 

딸아이 손을 바꿔 잡고 가는 나를

아내가 뒤따라 오면서

꼭 머슴 아저씨가

주인댁 아가씨 모시고가는 것 같애

놀림을 당하면서

나는 조금 더 행복해진다. 🍒

 

​❄출처 : 나태주 시집,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알에이치코리아, 2017.

 

🍎 해설

딸아이는 따스하고 가득하다. 누군가를 살아가게 하는 이유이다. 이 시에는 부모가 딸아이에게 주고 싶은 마음, 부모가 딸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다. 부부가 서로 식모 아줌마, 머슴 아저씨라고 놀려 먹는 것이 아름답기 그지 없다.

 

아내가 있다는 행복, 자녀가 있다는 그 행복과 삶의 현장감이 조용히 마음에 와 닿는 시다.

 

우리는 흔히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 시에서 노래한 진정한 행복을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데에도...

 

이미 우리는 모두가 행복한 사람들이다. 시인이 이 시의 제목을 행복 1’이라고 굳이 붙인 이유를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학교 가는 딸아이

배웅하러 손잡고 골목길 가는

아내의 뒤를 따라가면서

꼭 식모 아줌마가

주인댁 아가씨 모시고 가는 것 같애

놀려 주면서 나는 조금 행복해진다.

 

딸아이 손을 바꿔 잡고 가는 나를

아내가 뒤따라 오면서

꼭 머슴 아저씨가

주인댁 아가씨 모시고가는 것 같애

놀림을 당하면서

나는 조금 더 행복해진다.

딸아이의 머리를 빗겨주는 뚱뚱한 아내를 바라볼 때 잠시 나는 행복하다
꼭 식모 아줌마가 주인댁 아가씨 모시고 가는 것 같애
놀림을 당하면서 나는 조금 더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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