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배 찔레. 조선일보 선정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선 중의 하나.
찔레
/이근배
창호지 문에 달 비치듯
환히 비친다 네 속살꺼정
검은 머리칼 두 눈
꼭두서니 물든 두 뺨
지금도 보인다 낱낱이 보인다
사랑 눈 하나 못 뜨고 헛되이 흘려버린 불혹
거짓으로만 산 이 부끄러움
네게 던지마 피 걸레에 싸서
희디힌 입맞춤으로 주마
내 어찌 잊었겠느냐
가시덤불에 펼쳐진 알몸
사금파리에 찔리며 너를 꺾던
새순 돋는 가시 껍질 째 씹던
나의 달디단 전율을
스무 해전쯤의 헛구역질을 🍒
❄출처 : 이근배 시집, 『살다가 보면』, 시인생각, 2012.
🍎 해설
이 시는 조선일보가 선정한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선에 뽑힌 사랑시 우수작품이다.
누구나 갖고 있는 아릿하게 아픈 첫사랑의 느낌. 연하게 돋아난 가시껍질을 벗겨내고 먹어야 하는 찔레순의 아릿한 저항의 느낌과 떫은 듯 입 안 가득 번지는 향기. 이게 첫사랑의 순결과 아름다움이다.
시인은 "어찌 잊었겠느냐"며 첫사랑의 '달디단 전율'을 떠올리지만, 첫사랑의 회한이 사나이의 가슴 속에서 일어난다.
'사랑 눈 하나 못 뜨고 헛되이 흘러버린 불혹'. '거짓으로만 산 이 부끄러움'이라는 시인의 고백은 공감을 불러 이르킨다. 첫사랑은 찔레처럼 향기롭지만 찔레 덤불 가시처럼 아프다.
사랑 눈 하나 못 뜨고 헛되이 흘려버린 불혹
거짓으로만 산 이 부끄러움
내 어찌 잊었겠느냐
가시덤불에 펼쳐진 알몸
사금파리에 찔리며 너를 꺾던
새순 돋는 가시 껍질 째 씹던
나의 달디단 전율을
스무 해전쯤의 헛구역질을
사랑 눈 하나 못 헛되이 흘려버린 거짓으로만 산 이 부라내 어찌 잊었가시덤불에 펼쳐진 찔리며 너를 꺾던
새순 돋는 가시 껍질 째 씹나의 달디단 전율스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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