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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 너의 이름을 부르면.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너의 이름을 부르면
/신달자
내가 울 때 왜 너는 없을까
배고픈 늦은 밤에
울음을 참아내면서
너를 찾지만
이미 너는 내 어두운
표정 밖으로 사라져 버린다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이름을 부르면
이름을 부를수록
너는 멀리 있고
내 울음은 깊어만 간다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
❄출처 : 신달자 엮음,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사랑시 100선』, 북오션, 2012.
🍎 해설
이 시는 신달자 시인이 자신의 자작시 중에서 제일 아끼고 있는 시인 듯 하다. 시인이 엮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사랑시 100선 중에 이 시를 골라 넣었기 때문이다.
이 시의 방아쇠는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이다. 두 번 반복되고 있다.
사랑의 기쁨이 시작되는 순간 슬픔을 미리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사랑에는 기쁨과 슬픔이 교차한다. 상대방이 슬프고 아주 괴로울 때 함께 하는 게 진정한 사랑이다. 시인에게는 상대방이 지금 꼭 옆에 있어 주어야 할 때이다.
시인은 자신이 배고프고 울고 있을 때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지금은 옆에 없는 상대방에 대한 그리움을 울면서 노래하고 있다.
내 자신에게도 그런 슬픈 이별과 슬픈 사랑이라도 있는 듯 코끝이 좀 뭣 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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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울 때 왜 너는 없을까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너는 멀리 있고
내 울음은 깊어만 간다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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