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좋은 시 인생. 우리 인생에는 화창한 날씨만 있는 게 아니다.
인생
/나태주
화창한 날씨만 믿고
가벼운 옷차림과 신발로 길을 나섰지요
향기로운 바람 지저귀는 새소리 따라
오솔길을 걸었지요
멀리 갔다가 돌아 오는 길
막판에 그만 소낙비를 만났지 뭡니까
하지만 나는 소낙비를 나무라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어요
날씨 탓을 하며 날씨에 속았노라
말하고 싶지도 않아요
좋았노라 그마저도 아름다운 하루였노라
말하고 싶어요
소낙비 함께 옷과 신발에 묻어온
숲 속의 바람과 새 소리
그것도 소중한 나의 하루
나의 인생이었으니까요 🍒
❄출처 : 나태주 시집, 『너만 모르는 그리움』, 북로그컴퍼니, 2020.
🍎 해설
화창한 날씨만 믿고 먼 산의 오솔길을 걸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소낙비를 만나 흠뻑 젖고 말았다. 시인은 그 날을 불행한 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낙비와 함께 옷과 신발에 묻어온 숲 속의 바람과 새 소리가 있기에 소중한 날이었다고 시인은 생각한다.
우리 인생도 그렇다. 화창한 날씨에 아름다운 오솔길 산책만 있는게 아니다. 바람직하지 않은 소낙비를 만나는 수도 많다.
우리는 많은 것을 가졌는데도 늘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긍정하는 시인의 맑은 시선과 마음의 힘을 생각해 보자. 인생의 진실은 거창한 이론이나 기묘한 논리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시인처럼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때 자연스럽게 솟아나는 것이 아닐까.
산 속의 오솔길을 걷다가 소낙비를 만나더라도 그 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 날에 감사한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 보시기 바란다.
화창한 날씨만 믿고
가벼운 옷차림과 신발로 길을 나섰지요
멀리 갔다가 돌아 오는 길
막판에 그만 소낙비를 만났지 뭡니까
하지만 나는 소낙비를 나무라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어요
소낙비 함께 옷과 신발에 묻어온
숲 속의 바람과 새 소리
그것도 소중한 나의 하루
나의 인생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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