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박남수 짧은 시 마을

무명시인M 2023. 1. 26.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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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수 짧은 시 마을.

박남수 짧은 시 마을.피카소가 그린듯한 시골 마을 풍경.

마을

/박남수

외로운 마을이

나른나른 오수(午睡)에 조을고

 

넓은 마을에

솔개미 바람개비처럼 도는 날……

 

뜰 안 암탉이

제 그림자 쫓고

눈알 대록대록 겁을 삼킨다 🍒

 

출처 : 박남수 시집, 초롱불, 삼문사, 1940.

 

🍎 해설

*솔개미: 솔개의 방언. “솔개미 떴다. 병아리 감춰라”, 옛날엔 솔개(수리 종류)가 흔했다.

 

옛날의 시골 풍경을 그려 놓은 한 폭의 수채화와 같다.

낮잠으로 조는 듯한 마을. 솔개가 무언가 낚아채기 위해 빙빙 맴도는 하늘. 마당에는 닭들이 구구구 모이를 찾아 다니는 풍경. 모네의 수채화다.

 

그러나 이 시를 두 번째 읽을 때에는 이 시는 피카소의 유화로 변경된다. 낮잠에 졸고 있는 마을의 한가로움과 먹이를 찾고 있는 솔개와 불안한 암탉의 클로즈업으로 이 시는 한가로움이 아닌 팽팽한 긴장감을 표출하고 있다.

 

정지용 시인은 이 작품에 대한 추천사에서 음영(陰影)과 명암이 치밀하게 조직된 불가사의한 리듬을 보여주었다.”고 평하고, 그의 시가 인간적인 것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기법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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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마을이

나른나른 오수(午睡)에 조을고

 

넓은 마을에

솔개미 바람개비처럼 도는 날……

 

뜰 안 암탉이

제 그림자 쫓고

눈알 대록대록 겁을 삼킨다

외로운 마을이 나른나른 오수에 조을고
솔개미 바람개비처럼 도는 날
뜰 안 암탉이 제 그림자 쫓고
눈알 대록대록 겁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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