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차영호 짧은 시 누운 향나무

무명시인M 2023. 1. 22.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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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영호 누운 향나무.

차영호 누운 향나무.오늘은 설날이다. 금년에는 어떤 자세로 살까?

누운 향나무

/차영호

무에 그리 푸달진 높이라고 아득바득 직립에 목을 매야 하나?

 

눕자 눕자 누운만큼 넓어지는 하늘

 

출처 : 차영호 시집, 어제 내린 비를 오늘 맞는다, 전망, 2003.

 

🍎 해설

*푸달지다: 꽤 많다. 푸닥지다.

향나무의 향기를 땅에게 조금이라도 더 전해주고 싶어서 눕자고 했을까, 아니면 욕심을 버리고 낮은 곳으로 향하는 삶의 편안함을 이야기한 것일까?

 

생각해 보면 우리는 대부분 수직 상승을 꿈꾸며 정신없이 세상을 살고 있다. 승진, 출세, 살고 있는 아파트 가격의 상승, 갖고 있는 주식의 상승, 치부, 명예, 사귈 이성의 미모와 재력에 대한 기대 등등...

 

이 시는 그런 욕망과 물욕과 욕정의 화신이라고 말할 수 있는 우리들에게 촌철살인의 편안한 무욕의 정신세계를 안내해 주고 있다.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은 추락할 일이 많지 않다. 낮은 자세로 사는 사람은 마음의 상처를 받을 일도 많지 않다. 누우면 하늘도 더 넓게 보인다.

 

오늘은 설날이다. 오늘만이라도 눕자. 떡국 한 그릇만 먹고 편안하게 눕자. 그러다보면 금년 내내 낮은 자세 편안한 마음으로 지낼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 차영호 시인

차영호 시인.

 195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교대를 졸업하였다. 지금은 경북 포항에서 살고 있다. 2003년 시집 어제 내린 비를 오늘 맞는다(도서출판 전망)를 내어 등단하였고, 시집으로 애기 앉은 부채, 바람과 똥, 목성에서 말타기가 있다. 2019우리작품상을 받았다.

출처 : Yes24 차영호 작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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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에 그리 푸달진 높이라고 아득바득 직립에 목을 매야 하나?

 

눕자 눕자 누운만큼 넓어지는 하늘

무에 그리 푸달진 높이라고
아득바득 직립에 목을 매야 하나
눕자 눕자
누운만큼 넓어지는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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