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권혁웅 짧은 시 눈사람

무명시인M 2023. 1. 16.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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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웅 짧은 시 눈사람.

권혁웅 짧은 시 눈사람. 겨울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

눈사람

/권혁웅

 

눈사람은 온몸이 가슴이다

큰 가슴 위에 작은 가슴을 얹은 사람이다

그래서 그토록 빨리 녹는 것이다

흔적도 안 남는 것이다. 🍒

 

출처 : 권혁웅 시집 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 민음사, 2007.

 

🍎 해설

눈사람은 보통 눈을 동그랗게 뭉쳐 눈 뭉치 두 개를 만든 다음에 위는 머리, 아래는 몸통으로 삼아 만든다. 아래 몸통(가슴)위에 가슴을 만들고 배도 만든다. 아래 가슴위에 머리도 만든다. 그래서 눈사람은 온 몸이 가슴이다. 큰 가슴 위에 작은 가슴을 얹은 사람이다. 사람들이 가슴을 열고 서로 만났으니 눈사람은 그토록 빨리 녹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추운 겨울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다. 차가움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지구 위에서 우리는 서로 꼭 껴안고 가슴과 가슴이 만나는 눈사람이 되어 겨울을 나고 봄을 맞이해야 한다.

 

비록 각자의 삶이 고독할지라도 서로 사랑과 용서를 나누고 서로 가슴을 열고 만난다면 분명 우리의 삶은 좀 더 따뜻해질 것이다.

 

눈이 왔다. 동네 길거리의 눈도 가슴과 가슴이 만나 함께 치우면 훨씬 빨리 그리고 흔적도 안 남고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 권혁웅 시인

권혁웅 시인, 56세.

1967년 충주에서 태어나 고려대 국문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6중앙일보신춘문예에 평론이, 1997문예중앙신인문학상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황금나무 아래서,마징가 계보학,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소문들이 있으며, 평론집 미래파, 이론서 시론, 산문집 두근두근등이 있다.전 세계의 신화를 정신분석의 논리로 읽은 태초에 사랑이 있었다-신화에 숨은 열여섯가지 사랑의 코드, 몬스터 멜랑콜리아, 시선집 당신을 읽는 시간』『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등을 펴냈다.

 

현재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이다. 2000년 제6'현대시 동인상', 2012년 미당문학상을 수상했다.

출처 : 권혁웅 시집 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 민음사, 2007, 출판사의 작가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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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은 온몸이 가슴이다

큰 가슴 위에 작은 가슴을 얹은 사람이다

그래서 그토록 빨리 녹는 것이다

흔적도 안 남는 것이다.

눈사람은 온몸이 가슴이다
큰 가슴 위에 작은 가슴을 얹은 사람이다
그래서 그토록 빨리 녹는 것이다
흔적도 안 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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