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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우리 모두 스스로 사서 고생을 하고 있다.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정현종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어디 나를 놓고 오지도 못하고
이 고생이구나
나를 떠나면
두루 하늘이고
사랑이고
자유인 것을 🍒
❄출처 : 정현종 시집,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문학과지성사, 2018.
🍎 해설
갈 때 비가 와서 우산을 갖고 갔는데, 올 때는 비가 오지 않으면 우산 놓고 오기가 너무 흔하게 일어난다. 내 몸 젖지 않게 펼쳤던 우산이 이제 비가 그쳐 거추장 스럽게 들고 다니기 번거롭다는 생각이 무의식 중에 작용한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천적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나의 모든 분노와 욕망, 그리고 괴로움은 모두 내 마음에서 일어난다. 우리 모두 스스로 사서 생고생을 하는 형국이다.
시인은 나의 욕망과 집착을 버려야 진정한 자유와 사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압축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어디 나를 놓고 오지도 못하고 이 고생이구나’ 라는 구절은 명품이다.
그러나 살다보면 인간이기에 괴로움이 있고 욕망이 있고 집착이 있는 법이다. 이걸 떨쳐버릴 수 없는게 인간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어디 우산 두고 오듯 나의 모든 걸 내려놓을 수도 없으니. 시인처럼 가끔 자기성찰을 하면서 살아가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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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우산 놓고 오듯
어디 나를 놓고 오지도 못하고
이 고생이구나
나를 떠나면
두루 하늘이고
사랑이고
자유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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