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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우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들리다. 요즈음 뒤척이는 밤을 보내고 계십니까?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들리다
/박성우
뒤척이는 밤, 돌아눕다가 우는 소릴 들었다
처음엔 그냥 귓밥 구르는 소리인 줄 알았다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누군가 내 몸 안에서 울고 있었다
부질없는 일이야, 잘래잘래
고개 저을 때마다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마르면서 젖어가는 울음소리가 명명하게 들려왔다
고추는 매운 물을 죄 빼내어도 맵듯
마른 눈물로 얼룩진 그녀도 나도 맵게 우는 밤이었다. 🍒
❄출처 : 양성우 시집, 『가뜬한 잠』, 창작과비평사, 2007.
🍎 해설
이별의 눈물을 노래한 시다. 이별이 아픈 것은 사랑은 지나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지금도 내 안에 남아 울고 있는 사람이 되고, 나를 울리는 사람이 된다.
추워지고 있는 초겨울 이 밤에 그대를 생각하는 뒤척임은 한이 없다. 내 몸 안에서 잠들었던 울음소리가 깨어난다. “고추는 매운 물을 죄 빼내어도 맵듯 마른 눈물로 얼룩진 그녀도 나도 맵게 우는 밤이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는 기분이다. 젊은 날의 사랑은 그 순정성 때문에 언제 생각해 봐도 고추씨같은 매운 눈물이 난다.
고추씨같은 매운 눈물이 나게 하는 그런 헤어진 사랑이 그리워지는 초 겨울 뒤척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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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척이는 밤, 돌아눕다가 우는 소릴 들었다
처음엔 그냥 귓밥 구르는 소리인 줄 알았다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누군가 내 몸 안에서 울고 있었다
고추는 매운 물을 죄 빼내어도 맵듯
마른 눈물로 얼룩진 그녀도 나도 맵게 우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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