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김용호 좋은 시 주막에서

무명시인M 2022. 11. 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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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좋은 시 주막에서.

김용호 좋은 시 주막에서. 인생은 나그네길. 주막에서 나누는 서민들의 애환.

주막에서

/김용호

어디든 멀찌감치 통한다는

길 옆

주막

 

수없이 입술이 닿은

이 빠진 낡은 사발에

나도 입술을 댄다.

 

흡사

정처럼 옮아 오는

막걸리 맛

 

여기

대대로 슬픈 노정(路程)이 집산하고

알맞은 자리, 저만치

위의(威儀) 있는 송덕비 위로

맵고도 쓴 시간이 흘러가고...

 

세월이여!

소금보다 짜다는

인생을 안주하여

주막을 나서면,

 

노을 비친 길은

가없이 길고 가늘더라만,

 

내 입술이 닿은 그런 사발에

누가 또한 닿으랴.

 

이런 무렵에. 🍒

 

출처 : 김용호 시집, 날개, , 대문사, 1956.

 

🍎 해설

*위의(威儀) 있는: 위엄 있는.

 

인생을 하나의 나그네 길로 보고, 그 고단하면서도 덧없는 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함께 가야만 하는 인간에 대한 연민을 노래한 시다.

길가는 나그네가 거쳐가는 주막의 정서와 막걸리의 소박한 맛이 어우러져 순박한 서민들의 삶의 애환이 묘사된다.

 

주막을 거쳐간 서민들의 삶이나 위엄 있는 송덕비의 주인들의 호화롭고 영광스런 삶이나 결국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허무한 것이다.

 

그러나 내일 '이런 무렵에' 자신이 마시던 그 사발에 누군가 입술을 대고 술을 마실 것인가를 반문하는 표현을 통해 서민들의 소박한 인정이 계속될 것임을 보여 주고 있다.

 

결국 시인은 나그네길이라는 인생에서 서민들의 순박한 인정을 무엇보다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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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멀찌감치 통한다는

길 옆

주막

 

수없이 입술이 닿은

이 빠진 낡은 사발에

나도 입술을 댄다.

 

흡사

정처럼 옮아 오는

막걸리 맛

 

내 입술이 닿은 그런 사발에

누가 또한 닿으랴.

 

수없이 입술이 닿은
이 빠진 낡은 사발에 나도 입술을 댄다.
흡사 정처럼 옮아오는 막걸리 맛
내 입술에 닿은 그런 사발에 누가 또한 닿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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