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손택수 좋은 시 단풍나무 빤스

무명시인M 2022. 11. 21.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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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수 좋은 시 단풍나무 빤스.

손택수 좋은 시 단풍나무 빤스. 아내의 팬티에 구멍이 난 걸 알게된 건...

단풍나무 빤스

/손택수

아내의 빤스에 구멍이 난 걸 알게 된 건
단풍나무 때문이다
단풍나무가 아내의 꽃무늬 빤스를 입고
볼을 붉혔기 때문이다

열어놓은 베란다 창문을 넘어
아파트 화단 아래 떨어진
아내의 속옷,
나뭇가지에 척 걸쳐져 속옷 한 벌 사준 적 없는
속없는 지아비를 빤히 올려다보는 빤스

누가 볼까 얼른 한달음에 뛰어 내려가
단풍나무를 기어올랐다 나는
첫날밤처럼 구멍 난 단풍나무 빤스를 벗기며 내내
볼이 화끈거렸다

그 이후부터다, 단풍나무만 보면
단풍보다 내 볼이 더 바알개지는 것은 🍒


출처 : 손택수 시집, 목련 전차, 창비, 2006.

 

🍎 해설

* 빤스: 팬츠, 팬티.

젖은 손이 애처로워 살며시 잡아본 순간/ 거칠어진 손 마디가 너무나도 안타까웠소이런 트로트 노래의 내용과 비슷한 상황이다.

 

그러나 단풍나무의 빨간색 잎과 아내의 단풍나무 빨간색 잎 꽃무늬 팬츠를 형상화한 이 시는 훨씬 더 아내 사랑을 느끼게 한다. 시심으로...

 

누군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게 될 때는 바로 사랑하는 순간이다. 그 동안 변변한 옷 하나 사주지 못하고 고생만 시킨 아내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든다. 사랑하는 순간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들도 이처럼 아내의 구멍난 팬티를 보면서 살아가겠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위안을 받는다.

 

그러나 이상한 일이 하나 있다. 이 시를 읽고 난 후부터는 가을에 빨간 단풍나무만 보면 내 볼이 이유없이 바알개진다. 아름다운 사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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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빤스에 구멍이 난 걸 알게 된 건
단풍나무 때문이다
단풍나무가 아내의 꽃무늬 빤스를 입고
볼을 붉혔기 때문이다

누가 볼까 얼른 한달음에 뛰어 내려가
단풍나무를 기어올랐다 나는
첫날밤처럼 구멍 난 단풍나무 빤스를 벗기며 내내
볼이 화끈거렸다

그 이후부터다, 단풍나무만 보면
단풍보다 내 볼이 더 바알개지는 것은

아내의 빤스에 구멍이 난걸 알게 된 건 단풍나무 때문이다
단풍나무가 아내의 꽃무늬 빤스를 입고 볼을 붉혔기 때문이다
나느 첫날밤처럼 구멍 난 단풍나무 빤스를 벗기며
내내 볼이 화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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