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김대규 좋은 시 가을의 노래

무명시인M 2022. 10. 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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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규 좋은 시 가을의 노래. 사람이 보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김대규 좋은 시 가을의 노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가을의노래

/김대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떠나지는 않아도

황혼마다 돌아오면 가을이다

사람이 보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편지를 부치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주머니에 그대로 있으면 가을이다

 

가을에는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지고

그 맑은 마음결에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떠보낸다

 

주여! 하고 하지 않아도

가을엔 생각이 깊어진다

한마리의 벌레 울음소리에

세상의 모든 귀가 열리고

잊혀진 일들은

한잎 낙엽에 더 깊이 잊혀진다

 

누구나 지혜의 걸인이 되어

경험의 문을 두드리면

외로움이 얼굴을 내밀고

삶은 그렇게 아픈거라 말한다

그래서 가을이다

 

산자의 눈에

이윽고 들어서는 죽음

사자(死者)들의 말은 모두 시가 되고

멀리 있는 것들도

시간속에 다시 제자리를 잡는다

 

가을이다

가을은

가을이란 말 속에 있다 🍒

 

출처 : 김대규 시집, 나는 가을공부 중이다, 도서출판 시인, 2010.

 

🍎 해설

이 시는 시 낭송대회에서 자주 낭송되는 작품이다. 내용이 잔잔하고 시적 운률에 가을 운치가 스며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사람이 보고 싶어지고, 편지를 부치러 나갔다가 주머니에 그대로인채 집에 돌아오면 가을이란다. 당신은 이번 가을에 이 중 한가지라도 체험하고 있는가?

 

가을에는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진다고 시인은 노래한다. 그 마음 곁에 한 사람의 이름을 떠나 보내야 하는 것도 가을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한다.

가을에는 외로움이 얼굴을 내밀고 삶은 그렇게 아픈 거라 말한다.

 

그래서 가을인가?

 

🌹 김대규 시인

김대규(金大圭, 1942 ~2018) 시인은 안양에서 태어나 끝까지 고향 안양에 터를 잡고, 시 창작에 몰두해 왔다.

1960년 시집 영의 유형을 발표하여 등단했다. 이어 흙의 사상(1976), 흙의 시법(1985)을 펴내 흙의 시인으로 불렸다.

 

그 외의 시집으로 어머니, 오 나의 어머니(1986), 별이 별에게(1990), 작은 사랑의 노래(1990), 하느님의 출석부(1991), 짧은 만남 오랜 이별(1993), 어찌 젖는 것이 풀잎뿐이랴(1995). 흙의 노래(199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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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사람이 보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편지를 부치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주머니에 그대로 있으면 가을이다

 

가을에는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지고

그 맑은 마음결에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떠보낸다

 

외로움이 얼굴을 내밀고

삶은 그렇게 아픈거라 말한다

그래서 가을이다

 

가을이다

가을은

가을이란 말 속에 있다

사람이 보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가을에는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지고
오직 한 사람의 이별을 떠나 보낸다
외로움이 고개를  내밀고 삶은 그렇게 아플거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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