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나태주 좋은 시 세상일이 하도 섭해서

무명시인M 2022. 9. 27.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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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좋은 시 세상일이 하도 섭해서. 세상일이 하도 억울한 날.

나태주 좋은 시 세상일이 하도 섭해서. 세상일이 하도 섭한 날이 없었습니까?

세상일이 하도 섭해서

/나태주

세상일이 하도 섭해서

그리고 억울해서

세상의 반대쪽으로 돌아앉고 싶은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숨어 버리기라도 하고 싶은 날

내게 있었소

 

아무 한테서도 잊혀지고 싶은 날

그리하여 소리내어 울고 싶은날

참 내게는 많이 있었소 🍒

 

출처 : 나태주 시집, 나의 등불도 애닯다, 토우, 2000.

 

🍎 해설

날마다 출근하면 녹음기처럼 되풀이되는 상사의 역겨운 잔소리는 참을만 하다. 자존심을 있는대로 구기면서 거래처에 간곡한 목소리로 전화를 거는 일도 참을만 하다.

 

그러나 욱박지르고 고함치고 다그치고 야단치고 사표를 써 오라,집에 가서 애나 보라라는 말을 하루에 몇 번씩 듣는 날이 있다. 실제로 억울해서 세상의 반대쪽으로 돌아앉고 싶은날이 있었다.

 

심지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숨어 버리기라도 하고 싶은 날이 있었다.

 

이 시는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라는 작은 위로를 준다. 나아가 흔히 겪는 일상의 아픔을 좀 가볍게 해주는 면도 있다.

 

나는 내 자신을 들들 볶는 타입이다. 이 시를 가끔 꺼내 읽으면서 남도 그러려니, 이렇게 생각하며 살아야 하겠다. 그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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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일이 하도 섭해서

그리고 억울해서

세상의 반대쪽으로 돌아앉고 싶은날

 

아무 한테서도 잊혀지고 싶은 날

그리하여 소리내어 울고 싶은날

참 내게는 많이 있었소

세상일이 하도 섭하고 억울해서
세상의  반대쪽으로 돌아앉고 싶은 날
소리내어 울고 싶은 날
참 내게는 많이 있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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