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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호 좋은 시 가을에는. 가을에게 자꾸만 내가 부끄러워진다.
가을에는
/강인호
물소리 맑아지는 가을에는
달빛이 깊어지는 가을에는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에는
쑥부쟁이 꽃피는 가을에는
어인 일인지 부끄러워진다
딱히 죄지은 것도 없는데
아무런 이유 없이 가을에게
자꾸만 내가 부끄러워진다 🍒
❄출처 : 강인호 시집, 『비 묻어 온 바람』,문학정신, 2003.
🍎 해설
가을은 흔히 수확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많은 상념에 젖게 만드는 계절이다.
유리알처럼 파랗게 갠 높아지는 가을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까닭없이 좀 서글퍼진다.
들에 핀 하찮은 들국화인 쑥부쟁이도 가을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고 있는데, 나는 봄 여름동안 띵까띵까 무엇을 했단 말인가? 아무런 이유없이 가을에게 자꾸만 내가 부끄러워 진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니 열매의 계절이라고 한다. 동시에 사색의 계절이고 자기성찰의 계절이다.
🌹 강인호 시인
덕유산에서 나고 자랐다. 시집 『비 묻어온 바람』(2003), 『울보풀꽃』(2009), 『덕유산애가』(2012), 그리고 『그리고 그리다』(2021)를 썼다.
❄출처 : YES24 작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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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높아지는 가을에는
쑥부쟁이 꽃피는 가을에는
아무런 이유 없이 가을에게
자꾸만 내가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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