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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좋은 시 세상일이 하도 섭해서. 세상일이 하도 섭한 날이 없었습니까?
세상일이 하도 섭해서
/나태주
세상일이 하도 섭해서
그리고 억울해서
세상의 반대쪽으로 돌아앉고 싶은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숨어 버리기라도 하고 싶은 날
내게 있었소
아무 한테서도 잊혀지고 싶은 날
그리하여 소리내어 울고 싶은날
참 내게는 많이 있었소 🍒
❄출처 : 나태주 시집, 『나의 등불도 애닯다』, 토우, 2000.
🍎 해설
날마다 출근하면 녹음기처럼 되풀이되는 상사의 역겨운 잔소리는 참을만 하다. 자존심을 있는대로 구기면서 거래처에 간곡한 목소리로 전화를 거는 일도 참을만 하다.
그러나 욱박지르고 고함치고 다그치고 야단치고 사표를 써 오라,집에 가서 애나 보라라는 말을 하루에 몇 번씩 듣는 날이 있다. 실제로 억울해서 세상의 반대쪽으로 돌아앉고 싶은날이 있었다.
심지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숨어 버리기라도 하고 싶은 날이 있었다.
이 시는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라는 작은 위로를 준다. 나아가 흔히 겪는 일상의 아픔을 좀 가볍게 해주는 면도 있다.
나는 내 자신을 들들 볶는 타입이다. 이 시를 가끔 꺼내 읽으면서 남도 그러려니, 이렇게 생각하며 살아야 하겠다. 그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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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일이 하도 섭해서
그리고 억울해서
세상의 반대쪽으로 돌아앉고 싶은날
아무 한테서도 잊혀지고 싶은 날
그리하여 소리내어 울고 싶은날
참 내게는 많이 있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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