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허형만 좋은 시 겨울 들판을 거닐며

무명시인M 2021. 2. 4.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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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형만 좋은 시 겨울 들판을 거닐며.

허형만 좋은 시 겨울 들판을 거닐며를 감상해 보자.매운 바람 끝자락도 맞을 만치 맞으면서..

 

겨울 들판을 거닐며

/허형만

 

가까이 다가서기 전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어 보이는

아무것도 피울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겨울들판을 거닐며

매운바람 끝자락도 맞을 만치 맞으며

오히려 더욱 따사로움을 알았다

 

듬성듬성 아직은 덜 녹은 눈발이

땅의 품안으로 녹아들이기를 꿈꾸며 뒤척이고

논두렁 밭두렁 사이사이

초록빛 싱싱한 키 작은 들풀 또한 고만 고만 모여 앉아

저 만치 밀려오는 햇살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발 아래 질척거리며 달라붙는

흙의 무게만큼 힘겨웠지만

여기서만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아픔이란 아픔은

모두 편히 쉬고 있음도 알았다

 

겨울 들판을 거닐며

겨울 들판이나 사람이나

가까이 다가서지도 않으면서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을 거라고

아무것도 키울 것 없을 거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기로 했다 🍒

 

<출처: 허형만, 겨을 들판을 거닐며, 비 잠시 그친 뒤, 문학과지성사,1999>

 

🍎해설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겨울 들판도 그 속에는 봄을 기다리는 새 생명을 품고 있다. 황량한 겨울 들판처럼 막막해 보이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도 한걸음 다가가면 아직 드러나지 않은 희망의 씨앗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코로나19로 누구나 힘들다.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곧 시작된다.텅 빈 것처럼 보이는 겨울 들판도 새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현재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희망찬 포스트 코로나19를 하나 하나 준비해 가자.

 

♬ 시인의 말

 

"우리 인간도 살아가면서 고통스럽고 어려운 상황이 닥칠 텐데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겨울 들판을 거닐며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을 거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기로 했다

 

겨울 들판에서도 이런 새봄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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