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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좋은 시 가을 햇볕. 요즘 시골집 마당에서 고추를 말린다. 여기에 인생이 있다.
가을 햇볕
/안도현
가을 햇볕 한마당 고추 말리는 마을 지나가면
가슴이 뛴다
아가야
저렇듯 맵게 살아야 한다
호호 눈물 빠지며 밥 비벼 먹는
고추장도 되고
그럴 때 속을 달래는 찬물의 빛나는
사랑도 되고 🍒
❄출처 : 안도현 시집, 『모닥불』,창작과비평사,1989.
🍎 해설
요즘 시골 집 마당이나 동네 길 위에서 쨍쨍한 가을 햇살아래 빨간 고추를 말리는 풍경을 우리는 흔히 본다. 이 풍경에서 인생이 다 펼쳐진다.
처음에는 시인이 아가에게 고추처럼 맵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독하게 살라는 말로 알았다.
어라, 이건 안도현 답지 않은데?
그러다가 모파상의 목걸이 반전을 만났다.
“호호 눈물 빠지며 밥 비벼 먹는 고추장도 되고/
그럴 때 속을 달래는 찬물의 빛나는 사랑도 되고”
아주 매울 때에 마시는 찬물 한 모금, 찬물 한 사발! 이 얼마나 고맙고 남을 배려하는 헌신적인 삶인가?
편하고 마음 따뜻해지는 초가을 서정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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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볕 한마당 고추 말리는 마을 지나가면
가슴이 뛴다
아가야
저렇듯 맵게 살아야 한다
호호 눈물 빠지며 밥 비벼 먹는
고추장도 되고
그럴 때 속을 달래는 찬물의 빛나는
사랑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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