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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좋은 시 어머니의 언더라인

무명시인M 2022. 8. 2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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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좋은 시 어머니의 언더라인. Source; www. pexels. com

박목월 좋은 시 어머니의 언더라인. 용인공원 박목월 시 정원에는 이 시가 시비로 세워져 있다.

어머니의 언더라인

/박목월

유품으로는 그것뿐이다

붉은 언더라인이 그어진

우리 어머니의 성경책

가난과 인내와 기도로 일생을 보내신 어머니는

금잔디를 덮고 양지바른 곳에 잠드셨다

오늘은 가배절(嘉俳節)

흐르는 달빛에 산천이 젖었는데

이 세상에 남기신 어머님의 유품은

그것뿐이다

 

가죽으로 장정된

모서리마다 헐어버린 말씀의 책

어머니가 그어놓으신 붉은 언더라인은

당신의 신앙을 위한 것이지만

오늘은 이순의 아들을 깨우치고

당신을 통하여

지고하신 분을 뵙게 한다

어두운 밤에 읽는 어머니의 붉은 언더라인

당신의 신앙이

지팡이가 되어 더듬거리며 따라가는 길에

내 안에 울리는

어머니의 기도소리 🍒

 

출처 : 박목월 시집, 크고 부드러운 손(박목월 유고시집),민에원, 2000.

 

🍎 해설

박목월 시인의 어머니는 목월이 초등학교 4학년 되던 해부터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집안에선 기독교를 믿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 가운데서 젊은 며느리가 성경과 찬송가책을 들고 교회에 나간다는 것은 대단한 결단이다. 그러니 이에 못지않게 놀라운 것은 며느리의 교회 출입을 용인해준 시아버지(목월의 할아버지의 관대함이다. 어린 목월은 그러한 집안에서 법도 있는 사랑의 가르침을 받으며 자라났다.

 

어머니는 성경을 통해 한글을 깨우쳤고 신앙으로 자녀교육을 했다.

어머니는 성경을 아주 소중하게 여겼다. 심지어 목월에게 남긴 유품도 성경이 유일했다. 박목월은 이 성경을 자주 읽었다며 자신의 유품으로 이 성경을 자식에게 남겼다.

 

박목월 시인은 크리스천이다. 시인은 기독교적 소재를 단편적으로 시에 도입했다고 해서 그것을 신앙시라 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기독교적인 표현으로 흉내만 내는 신앙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신앙시는 단순하게 시를 빚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성실한 체험이 뒷받침해야 하며 신 앞에서 시인으로 시인적인 방법에 의한 신앙의 고백이라야 한다고 체험에서 나오는 신앙고백이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 시도 성경책이 등장했다고 해서 신앙시인 것은 아니다. 시인은 어머니의 손때 묻은 어머니의 성경책을 읽으면서 특히 어머니가 밑줄을 쳐 놓은 성경 말씀을 눈여겨 일게 되고 여기에서 어머니의 평소의 가르침을 새삼 오늘에 새기고 있다.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어머니의 평소의 무언의 가르침이 아름답게 형상화 되었기에 이 시는 독자들의 가슴에 와 닿았다.

 

용인공원 박목월 시 정원에는 이 시가 박목월의 8개의 시비 중 하나로 선정되어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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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으로는 그것뿐이다

붉은 언더라인이 그어진

우리 어머니의 성경책

가난과 인내와 기도로 일생을 보내신 어머니는

금잔디를 덮고 양지바른 곳에 잠드셨다

 

가죽으로 장정된

모서리마다 헐어버린 말씀의 책

어머니가 그어놓으신 붉은 언더라인은

당신의 신앙을 위한 것이지만

오늘은 이순의 아들을 깨우치고

당신을 통하여

지고하신 분을 뵙게 한다

Source; www. pexels.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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