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오장환 좋은 시 고향 앞에서

무명시인M 2022. 5. 23.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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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환 좋은 시 고향 앞에서. Source: www. pixabay. com

오장환 좋은 시 고향 앞에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서정적으로 형상화한 우수작품.

고향 앞에서

/오장환

흙이 풀리는 내음새

강바람은

산짐승의 우는 소릴 불러

다 녹지 않은 얼음장 울멍울멍 떠내려간다.

 

진종일

나룻가에 서성거리다

행인의 손을 쥐면 따뜻하리라.

 

고향 가까운 주막에 들러

누구와 함께 지난날의 꿈을 이야기하랴.

양귀비 끓여다 놓고

주인집 늙은이는 공연히 눈물지운다.

 

간간이 잣나비 우는 산기슭에는

아직도 무덤 속에 조상이 잠자고

설레는 바람이 가랑잎을 휩쓸어 간다.

예제로 떠도는 장꾼들이여!

상고(商賈)하며 오가는 길에

혹여나 보셨나이까.

 

전나무 우거진 마을

집집마다 누룩을 디디는 소리, 누룩이 뜨는 내음새……. 🍒

 

출처 : 오장환 시집, 나사는곳, 헌문사, 1947.

 

🍎 해설

*예재: 여기저기

상고(商賈): 떠돌이 장사

디디는: 누룩 반죽을 보자기에 싸서 발로 밟아 덩어리를 짓는

 

고향의 모습을 떠을리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상실감의 정서를 드러낸 시다.

이 시는 일제 때 창작된 시다. 일제 치하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만주와 중국, 러시아 등지로 떠돌면서 살았다. 인간의 그리움의 원천인 고향을 잃었다.

이 시는 그 시대의 시대적 아픔과 그리움의 정서를 아름답게 형상화한 우수작품이다.

 

시인은 고향 근처의 주막에서 자신이 떠난 동안의 슬픈 고향 소식을 전해 들으며 집집마다 누룩을 띄워 술을 빚는, 전나무 우거진 고향 마을은 이미 사라지고 없음을 실감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조상의 무덤밖에 없다.

 

떠돌이 장꾼들로부터 고향의 정취만이라도 확인하려는 시인의 마음이 가슴에 와 닿는다. 독특한 감각적, 서정적 표현을 바탕으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를 서정적으로 아름답게 형상화한 우수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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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가까운 주막에 들러

누구와 함께 지난날의 꿈을 이야기하랴.

 

예제로 떠도는 장꾼들이여!

상고(商賈)하며 오가는 길에

혹여나 보셨나이까.

 

전나무 우거진 마을

집집마다 누룩을 디디는 소리, 누룩이 뜨는 내음새…….

Source: www. pixabay.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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