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강현국 좋은 시 후렴

무명시인M 2022. 4. 2.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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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국 좋은 시 후렴. Source: www. pixabay. com

강현국 좋은 시 후렴. 봄이 온 기쁨을 반어법으로 표현한 사랑시다.

후렴

/강현국

큰일났다, 봄이 왔다

비슬산 가는 길이 꿈틀거린다

꿈틀꿈틀 기어가는 논둑 밑에서

 

큰일났다, 봄이 왔다 지렁이 굼벵이가 꿈틀거린다

정지할 수 없는 어떤 기막힘이 있어

색(色)쓰는 풀꽃 좀 봐

벌목정정(伐木丁丁) 딱따구리 봐

 

봄이 왔다, 큰일났다

가난한 내 사랑도 꿈틀거린다 🍒

 

출처 : 강현국 시집, 고요의 남쪽, 고요아침 , 2004.

 

🍎 해설

*후렴: 노래 곡조 끝에 붙여 같은 가락으로 되풀이하여 부르는 짧은 몇 마디의 가사.

*벌목정정(伐木丁丁): 정지용의 장수산(長壽山)’에 등장하는 시어로서, ‘나무를 베는 쩡쩡한 소리를 말한다.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아대는 소리 역시 벌목정정과 같은 봄이 만들어 내는 소리다.

 

이 시의 방아쇠는 큰일났다, 봄이 왔다이다. 흔히 우리가 큰일났다라고 말할 때는 불이 났다거나 큰 사고가 났을 때나 또는 큰 걱정거리가 생겼을 때이다. 그러나 시인은 화창한 봄이 온 경사를 큰일났다라고 말한다. 우선 독특하고 기발하다.

 

큰일 났다, 봄이 왔다”. 세상의 모든 것이 꿈틀거린다’. ‘비슬산 가는 길도 꿈틀거리고, ‘지렁이 굼벵이도 꿈틀거리고, 색쓰는 풀꽃과 딱따구리 소리도 쿰틀거린다.

 

어떤 사람에게 봄은 깜짝 놀랄 만한 경이로운 사건이다. 큰일났다이다. 봄에는 가난한 내 사랑도 꿈틀거리기 때문이다.

 

봄이 왔다 큰일났다는 꿈틀거림과 외침은 가난한 내 사랑이 꿈틀거리는 것에 대한 반어적 기쁨의 표현이다.

강현국 시인은 시와 반시를 기반으로 내용에 있어서의 서정성과 함께 방법에 있어서의 실험성을 지속적으로 결합하고 변주하면서 자기 시의 세계를 구축한다. 특히 그의 시는 반어적이고 풍자적인 어조나 독특한 기법을 통해 표현해냄으로써 시적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시도 그런 반어적 기법을 동원한 사랑의 우수작이다.

 

왜 이 시의 제목은 후렴일까? 우선 이 시는 봄이 왔다 큰일났다의 반복으로 노래의 후렴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내용면으로 보면 봄은 되풀이되는 시간의 후렴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는 것 같다. 봄은 계절의 시작이 아니라, 계절의 마지막 되풀이 후렴이므로. 오고 있는 봄을 소중하게 맞이하고 보내라는 암시인지도 모른다.

 

🌹 강현국 시인

강현국(姜玄菊, 1949~)시인은 경북 상주에서 태어 났다. 경북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6년 시인 김춘수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시 강설기, 일몰 이후를 발표하면서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자유시> 동인, 시와 반시창간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대구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를 거쳐 동대학 총장을 역임한 바 있다. 현재 시와 반시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현국의 시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가 동인지 시와 반시를 만들어낸 주역이라는 사실일 것이다. 시와 반시는 강현국, 구석본, 박재열 등의 시인이 주축이 되어 타성에 젖은 당시의 시단에 반기를 들면서 새로운 창작실험을 표방하며 1992년 대구지역에서 만들어진 순수문학 동인지이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봄은 가고 또 봄은 가고(문장, 1982), 절망의 이삭(문학세계사, 1992), 견인차는 멀리 있다(고려원, 1996), 고요의 남쪽(고요아침, 2004), 닭은 새벽 두 시의 감나무를 데리고(천년의 시작, 2011) 등과 시선집 초록발자국(시와 반시, 2012), 먼길의 유혹(시와 반시, 2001), 서정에세이집 너에게로 가는 길(장원교육문화, 1993)이 있다.

 

문학연구자로서 시의 이해(형설출판사, 1994), 문학의 이해(학문사, 1994), 동시쓰기 지도를 위한 실천적 연구(대규교대 초등교육연구소, 1996), 초등학교 국어과 읽기 교과서의 동시 작품 형태 연구(대구교육대학교, 1998) 등을 집필하기도 했다.

출처 : 한국현대문학대사전

 

🌹 유홍준 시인의 시집 고요의 남쪽 추천평

그리움은 늘 현실을 배반하고 현실은 그리움을 배반하고자 한다. 이 둘의 관계는 이렇게 이율배반적이고 서로 충돌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간은 이것 없이 살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시인 강현국, 그에게 있어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왜 그리움의 방향은 왜 남쪽이라고 느끼는 것일까.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이고 왜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부네'일까. 서양인들도 이런 우리네와 같은 <그리움=남쪽>정서가 있는 것일까.

출처 : 강현국 시집, 고요의 남쪽, 고요아침 , 2004의 시집 추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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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났다, 봄이 왔다

비슬산 가는 길이 꿈틀거린다

꿈틀꿈틀 기어가는 논둑 밑에서

 

큰일났다, 봄이 왔다 지렁이 굼벵이가 꿈틀거린다

 

봄이 왔다, 큰일났다

가난한 내 사랑도 꿈틀거린다

Source: www. pixabay.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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