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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좋은 시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무명시인M 2022. 3. 31.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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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좋은 시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Source: www.pexels. com

이기철 좋은 시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당신이 만나 이별했던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습니까?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이기철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손으로

하루를 씻어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 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

 

출처 : 이기철 시집,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민음사, 2000.

 

🍎 해설

당신이 만난 사람이 모두 아름다운 것은, 당신이 모두 아름답게 대했기 때문일 것이다. 당신이 읽은 책이 모두 아름다운 것은, 당신의 독서법이 아름다웠기 때문일 것이다.

시인의 사람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긍정적인 사고가 느껴진다.

 

초승달 걸린 달을 내다보기 위해서는 하루를 성실하게 마쳐야 했을 것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시인은 삶을 사랑하지만 완성하는 이별을 생각한다. 모두 꽃의 만개에 환호할 때 시인은 허공을 딛는 낙화의 발을 본다. 시인은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을 숭고한 이별이라고 여긴다. 시인은 그런 숭고한 이별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고 말한다.

 

당신이 만나고 이별한 사람도 모두 아름다운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도 아름다운 사람일 것이다.

 

🌹 이기철 시인

1943년 경남 거창에서 태어나 영남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63년 경북대학교 주최 전국대학생 문예작품 현상모집에서 시 여백시초가 당선되면서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김춘수 시인과 만났다. 1972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1974년 첫 시집 낱말추적을 시작으로 청산행, 전쟁과 평화,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유리의 나날,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었네, 흰 꽃 만지는 시간, 산산수수화화초초등의 시집을 펴냈으며, 소설집으로 땅 위의 날들, 에세이집으로 손수건에 싼 편지, 쓸쓸한 곳에는 시인이 있다, 영국문학의 숲을 거닐다등을 펴냈다.

 

현재 영남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며 청도 낙산에서 시 가꾸는 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문학상, 후광문학상, 김수영문학상, 금복문화예술상, 도천문학상, 시와시학상, 최계락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출처 : 이기철 시집,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민음사, 2000의 저자 소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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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손으로

하루를 씻어놓아야 한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Source: www.pexels.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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