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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좋은 시 초록 꽃나무

무명시인M 2022. 3. 23.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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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좋은 시 초록 꽃나무. Source: www. pexels. com

도종환 좋은 시 초록 꽃나무. 꽃이 필 때의 화려함과 꽃이 지고난 후의 푸르름.

초록 꽃나무

/도종환

꽃 피던 짧은 날들은 가고

나무는 다시 평범한 빛깔로

돌아와 있다

 

꽃을 피우지 못한 나무들과

나란히 서서

나무는 다시 똑같은 초록이다

 

조금만 떨어져서 보아도

꽃나무인지 아닌지 구별이 안된다

그렇게 함께 서서

비로소 여럿이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고

마을 뒷산으로 이어져

숲을 이룬다

 

꽃 피던 날은 짧았지만

꽃 진 뒤의 날들은 오래도록

푸르고 깊다 🍒

 

출처 : 도종환 시집, 슬픔의 뿌리, 실천문학사, 2002.

 

🍎 해설

짧은 봄과 긴 여름, 꽃이 필 때의 화려함과 꽃이 지고 난 후의 푸르름이 빚어내는 선명한 의미의 대비가 아름답게 형상화된 우수작품이다.

 

꽃피는 시절은 아주 짧다. 꽃잎을 떨어뜨리고 초록의 시절로 바로 접어 든다. 꽃나무들은 이렇게 초록에 묻히는 것이 아쉬울지 모른다. 그러나 초록으로 하나 되어 섞이면서 "비로소 여럿이 쉴 수 있는 / 그늘을 만들고 / 마을 뒷산으로 이어져 / 숲을 이룬다.

 

"꽃 피던 날은 짧았지만" 나무의 일생 중에는 꽃 진 뒤에 초록 잎으로 지내는 날이 훨씬 더 많다. 초록의 날들이야말로 나무의 생명이 가장 활발하게 살아 움직이는 날이다.

 

나무처럼 인간의 삶도 다르지 않다. '꽃피는 날들은 짦고, 초록의 시절은 긴' 것이 인간의 삶이다. 우리들은 꽃피던 화려한 날들에만 매어 있지 않고 꽃 진 뒤의 날들을 오래도록 푸르고 깊게 가꿔가야 할 것이다. 여럿이 쉴 수 있는 숲을 이루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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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던 짧은 날들은 가고

나무는 다시 평범한 빛깔로

돌아와 있다

 

비로소 여럿이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고

마을 뒷산으로 이어져

숲을 이룬다

 

꽃 피던 날은 짧았지만

꽃 진 뒤의 날들은 오래도록

푸르고 깊다

Source: www. pexels.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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